이 시기에 골프장 건설계획 재검토하자
이 시기에 골프장 건설계획 재검토하자
  • 영광21
  • 승인 2002.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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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광군이 추진한다고 밝힌 종합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 오는 20일 시민단체인 영광포럼의 주민토론회 개최 소식은 민간단체의 적극적인 행정참여 사례로 이목을 끌고 있다. 지방자치의 성패가 해당 지역주민의 능동적인 참여가 있어야 성공한다고 볼 때 모범적인 일로 보인다. 다양한 의견이 도출돼 행정에 적극 반영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번에 영광군이 밝힌 종합체육시설 건립은 원전 5․6호기 원전특별지원사업비로 추진중인 골프장 건설사업비 가운데 150억원과 군비 60억원 등 210억원이 들어갈 계획이다. 원전특별지원금으로 확보된 453억원이라는 거액의 현금이 골프장 회원권 분양 등을 통해 사

후 체육시설이나 농·어민단체 지원, 문화복지시설 등에 재투자될 때까지 장기간 사장돼 투자효과가 희석될 가능성이 있어 사업비중 일부를 우선 투자해 주민숙원사업을 해결한다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작 사업의 본체인 골프장 건설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의견은 거부감이 여전히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본지가 창간을 맞아 여론조사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골프장 건설이 잘한 결정이라고 응답한 주민은 10.1%에 불과한 반면 잘못한 결정이라고 응답한 주민은 과반수가 넘는 61.7%가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특히 지역의 경제기반이라고 할 수 있는 농․어민과 관련 기관에서는 최근 주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원전특별지원사업비의 골프장 건설사용에 대해 반대 공론화를 결정해 조만간 지역현안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이미 1년전 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의회 승인을 받아 원전특별지원사업을 골프장 건설로 재선정해 사업을 추진중인데 무슨 소리냐고 버럭 화를 낼 수도 있다. 5년여를 끌어 온 시간이 아깝다며 뒤늦게나마 이마저라도 원활히 추진되길 바라는게 솔직한 심정일 수 있다.

이런 탓에 골프장 건설에 대한 재검토(또는 백지화)를 주장하면 그나마 분열된 지역여론을 봉합시킨 이 시기에 또 다시 지역갈등을 부추긴다고 비난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영광의 주민은 농·어민만이 아닌 ‘7만 주민’이라며 농·어민과 관련 기관의 문제제기를 ‘집단이기주의’로 내몰 수도 있다.

하지만 지역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농·어민들의 공론화 결정과 특히나 주민의 상당수가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골프장 건설계획이 개운치 않은 것 또한 엄연한 현실임을 도외시할 수 없다.
영광군으로서야 일단 의회가 결정한 사안이고, 의회는 전임 의회가 결정한 사안을 존중해야 하는 입장에서 행정행위의 일관성있는 추진과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과연 주민의 상당수가 반대하는 상황에서 골프장 건설이 주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최선책인지 냉정한 판단이 요구된다. 지역주민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참여는 다양할수록 좋다. 집행부나 의회가 항시 주장하듯 ‘모든 일은 지역주민의 뜻에 따라 결정한다’는 말의 실천을 기대해 본다.

주민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행정참여는 때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더 큰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더디 가는게 오히려 빠를 수 있다.

김세환(영광21기획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