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국회 개혁
조국의 미래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은 국회 개혁
  • 영광21
  • 승인 2012.08.17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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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다보면 아무리 목소리 높여 외치고 싶더라도 꾹 참고 말을 삼가야 할 때가 있다.

특히 격정에 휩쓸려 쏟아낸 말은 사뭇 날카로운 비수가 되어 상대에 앞서 그 스스로를 해치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이종걸 의원의 막말파문이 바로 그런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도대체 이종걸 의원은 왜 그랬던 것일까? 누가 봐도 잘못된 그런 표현은 자신의 앞길은 물론 최고위원으로 몸을 담고 있는 정당에도 좋을 리가 없다는 몰랐을까? 나름대로 여성인권향상에 기여해 오래전 여성운동상까지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 그런 막말의 폐해를 예감하지 못했던 것일까?

점점 파문이 커지고 당 안팎의 비판이 거세진 뒤에야 이종걸 의원은 본의가 아닌 표현이었다며 실수를 인정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말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은 비단 이종걸 의원에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너무나 화가 난다.

아예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것보다는 나을지 모르지만 실수나 부주의에 모든 책임을 덮어씌우는 관행은 진정한 문제해결 방식이 아니라고 본다. 본의는 사라지고 실수만 남는 그런 정치권의 폐습이 이런 말 같지 않은 실수를 확대 재생산해 온 것이라고 본다.

실수의 되풀이는 사실 문제가 생겨도 제대로 따지거나 그 책임을 가리지 않은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에 연유한 바가 매우 크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한마디 툭 던져놓고 여론을 떠보며 골목으로 사라지는게 아니라 떳떳하게 광장에 나와 자기의 소신을 밝히고 검증을 받도록 정치적 환경을 만드는 일이 그래서 더 절실하다.

정치권의 막말은 이제 단순히 개인의 품격을 떠나 정치의 최고선인 통합을 가로막고 갈등과 증오를 키우는 암적 존재가 되고 있다.

정치이념과 정책방향이 아무리 다를지라도 서로의 생각을 공론의 자리에서 당당하게 펴 보이고 치열하게 부딪혀서 한차원 높게 여론을 수렴하고 융합하는 정치, 또 그런 정치인의 모습이 더욱 그리워지고 있다.

19대 국회의원들에게 국회 사무처에서 나눠준 의원 뱃지는 은에다 금도금을 해서 하나씩 나눠준 것인데 3만5천원짜리라고 한다. 그런데 이 뱃지를 다는 순간 국회의원들이 특혜와 특권은 광범위하고 금전적으로도 막대하다.

연간 1억4천만원 가량의 세비에다 9명의 보좌진, 각종 의정활동 지원비를 받는다. 혜택은 이것뿐만 아니라 회기 중 불체포 특권, 또 매달 120만원씩 받는 종신연금 등 줄잡아 약 200개 정도에 다다른다.

의원연금이 생겨난 것은 5공화국 때이다. 지난 1984년 당시 국가공무원법에는 국회의원과 장관과 차관을 정무직으로 같이 규정했는데 공무원 연금법은 연금대상에서 국회의원을 제외시켰다.

문제점이 지적되자 곧바로 국회의원에 대한 연금제도가 만들어졌다. 당시 정권을 잡은 신군부가 국회 길들이기의 방편으로 도입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 일부 진보적인 의원들이 연금개혁을 주장했지만 지난 국회에서 이 제도는 오히려 강화됐다. 단 한푼도 내지 않으면서도 하루만 의원 뱃지를 달면 65살 이후에는 매달 120만원씩 평생 받도록 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이다. 다수의 여야 의원들이 찬성했다.

대통령실, 행정부, 사법부도 국회나 감사원 등 외부기관의 견제와 감사를 받는데 국회만은 감시 사각지대이다. 조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국회가 개혁되어야 한다. 국회가 개혁되지 않고는 우리 정치권은 아수라장이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국민들이 정치에 염증을 느끼지 않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국회 개혁은 필요하다.

박찬석 / 본지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