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으로 선출된 박근혜 후보의 걸림돌들
압도적으로 선출된 박근혜 후보의 걸림돌들
  • 영광21
  • 승인 2012.08.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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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제18대 대통령 후보로 박근혜 후보가 선출됐다. 주요 정당에서 여성 대선후보가 탄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박근혜 후보 개인으로서는 3번의 도전 끝에 이루어낸 성과이다. 또 부녀가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첫 사례가 됐다.

새누리당의 대선후보 선출은 미리 예상됐던 결과여서 전혀 감흥을 주지 못했다. 거기에 경선 내내 폭염에 올림픽까지 겹치면서 특별한 관심을 끌어내지 못했던게 사실이다. 선거인단 투표가 40.4%라는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것도 이러한 무관심과 무관하지 않다. 한마디로 맥 빠진 경선이었지만 박근혜 후보의 득표율은 83.9%로 역대 최고 기록이다. 2002년 이회창 후보가 얻었던 68%의 득표율을 크게 경신했다.

이로써 박근혜 후보는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그러나 그동안 박근혜 후보를 내내 따라다니던 ‘새누리당의 사당화’라는 비판은 더욱 가혹해질 것이다. 불통의 이미지 또한 사당화 비판과 함께 따라다니는 만큼 박근혜 후보가 지워야 할 네거티브 이미지는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확정됨으로써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의 막이 본격적으로 올랐다. 확정된 후보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욱 혹독한 검증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검증에는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박근혜 후보는 이번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가 바꾸네’라는 구호로 개혁과 쇄신의 이미지를 내세웠지만 경선중에 터진 뇌물공천 사건 등에 대한 박근혜 후보의 대응을 보면 ‘과연 바꿀 수 있을까’라는 의문만 남는다.

이런 의구심을 자아내는 가장 큰 사건은 뇌물공천 의혹사건이다. 박근혜 후보의 측근인 현기환 전의원이 현영희 의원으로부터 뇌물을 받아 비례대표 공천을 줬다는 의혹이 터졌고 박 후보는 이에 대응하면서 개혁과 쇄신은 커녕 수세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후보들은 ‘현기환 전의원 연루시 황우여 대표가 사퇴한다’는데 합의했다. 박근혜 후보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공천위원으로 임명한 현기환 전의원의 비리에 대해 당시엔 아무 상관도 없는 황우여 대표가 책임지는 이상한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사건 당시에 당의 최고책임자였던 박근혜 후보는 “나는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말로 비박 후보들의 공세를 비껴가는 데에만 급급했다.

새누리당 진상조사위원회가 이 사건에 대해 조사를 지지부진하게 하는 모습도 박근혜 후보의 개혁과 쇄신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말만 진상조사위원회이지 제대로 된 조사를 한번도 못하고 끝날 실정이다. 임태희 후보측 조사위원은 사퇴해 버렸고 경선이 끝난 뒤 각후보 측 조사위원들이 계속 참여할지도 의문이다.

이렇게 된 건 현기환 전의원과 현영희 의원에 대한 조사가 더 이상 진행될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이 두 사람의 제명을 서둘러 처리해 버렸고 이 두 사람은 이제 당원이 아니다. 사건을 철저하게 조사하자고 각 후보측 위원을 포함한 진상조사위를 꾸려놓고, 조사대상자를 제명해 조사가 불가능하게 만들어 버렸다. ‘한나라당식 구태’가 재연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딸인 박 후보는 5·16군사쿠데타에 대해서 “5·16은 아버지로선 불가피했던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가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비판에 직면했다. 게다가 정수장학회 사회환원 문제와 새롭게 장준하 선생 타살의혹이 구체화되면서 재조사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어서 박근혜 후보의 역사관 문제에 대한 상대후보의 파상공세가 예견돼 박 후보의 앞날이 탄탄대로일 수만은 없게 보인다.

박찬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