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을 배우고 외국어를 배워도 늦지 않다
우리말을 배우고 외국어를 배워도 늦지 않다
  • 영광21
  • 승인 2012.10.13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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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지금 글을 쓰는 10월9일은 훈민정음 곧 오늘의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우리 글자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국경일이다.

1926년 음력 9월29일로 지정된 ‘가갸날’이 그 시초이며 1928년 ‘한글날’로 개칭됐다. 광복후 양력 10월9일로 확정됐으며 2006년부터 국경일로 지정됐다. 또한 세종어제 서문과 한글의 제작 원리가 담긴 <훈민정음>은 국보 제70호로 지정돼 있으며 이것은 1997년 10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됐다.

이처럼 한글이 세계 최고의 글자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니 세계 언어학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한글의 위대함을 말한다. 그만큼 우리는 한글을 가진 겨레임이 자랑스럽다.

그런데 우리가 세계인이 보기에 부끄러운 나라인 이유는 먼저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인 세종대왕의 생가를 복원하지 않았다는 것과 한글을 기리는 한글날이 우여곡절 끝에 국경일이 됐지만 공휴일에서는 빠져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한글을 홀대하고 외국어를 먼저 교육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최근 한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한글날 공휴일 추진 범국민연합>을 꾸리고 한글날을 공휴일로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그동안 한글날 공휴일이 추진되지 않은 것은 경제계의 반대 때문이라고 한다. 공휴일이 더 늘어나면 생산성이 떨어져 기업에 큰 타격을 준다고 엄살을 떠는 것이 경제계의 논리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33개 회원국 가운데 연중 노동시간이 2,200시간으로 가장 길며 그 평균보다 400시간이나 더 일한다는 것은 무얼 말하는 것인가? 2004년부터 도입한 주 5일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매우 높았지만 그 때문에 경제가 더 어려워졌다는 증거는 없다.

더구나 한글날을 공휴일로 바꾸면 4조6천억원 가량의 사회적 이익이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연합뉴스 기사를 보면 국민의 83.6%가 한글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였다고 한다.

그런데도 한글날을 공휴일로 하지 않는 정부와 재계에 묻고 싶다. 당신들은 우리가 한글을 가진 겨레임이 자랑스럽지 않은가? 아니 한글을 버리고 싶은가? 제발 진정으로 나라와 겨레를 생각하는 정부와 재계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제566돌 한글날 경축식이 각계 인사와 시민 등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 경축식에서는 국내외 한글 연구자 등 10명이 한글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과 표창을 받았다.
한글이 오늘과 같이 확실하게 우리 글자로 자리를 잡기 전, 광복 직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부끄러울 정도로 문맹률이 극히 높았다.

한자 또는 한문은 배우기가 어려워서 보편화되지 못했고 한글은 배우기가 쉬웠으나 한글을 아는 것으로는 밖에 나가 행세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가르치지를 않아서 아는 사람이 적었던 까닭이다. 글을 모르고는 지식을 습득할 수 없고 정보의 교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생활의 향상, 문화의 향상을 도모할 수 없다.
오늘날 우리가 여러 분야의 학문적 발전을 고루 이루고 경제적으로도 높은 수준에 이르러 일정한 국제적 지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에게 한글이라는 글자가 있어 동력원이 되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글날을 국경일로 하여 한글의 창제와 그 우수성을 기리고 그 고마움을 마음에 새기며 한글과 국어의 발전을 다짐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까닭에서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