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헐뜯지 말고 서로 존경하며 살자”
“남을 헐뜯지 말고 서로 존경하며 살자”
  • 영광21
  • 승인 2012.10.13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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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기 / 전 백수읍게이트볼회장

지난 6월 충북 제천시에서 열린 제12회 대통령기 전국노인게이트볼대회에 영광에서는 7명의 어르신이 참가해 8강에 들어 입선하는 기염을 토했다. 
 

대회에 함께 참가했던 장재기(76) 전백수읍게이트볼회장은 “2012년 대회에서 전남에서는 우리 영광 출전선수팀만 입선을 했다”고 연거푸 자랑하신다.

군남면이 고향인 장 전회장은 6·25전쟁 이후 백수읍에 정착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8남매 가운데 장남인 그는 영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6·25전쟁 이후 공직생활을 그만둔 아버지와 40여년을 농사를 지으며 동생들이 무탈하게 자라도록 뒷바라지했다.

장 전회장은 65세 때인 2001년부터 영광군청 뒤편에 있던 노인학교를 다니기 시작해 게이트볼, 서예, 스포츠댄스, 바둑 등을 배우는 것이 계기다 돼 2009년부터 백수읍게이트볼회장을 맡아 2011년까지 3년간 봉사했다.

올해 게이트볼 심판 2급자격증을 획득한 장 전회장은 “백수읍에는 대전리, 한성리, 상사리 3개의 실내 게이트볼구장이 있고 백수중학교와 학산구장은 부지가 마련되지 않아 실외 게이트볼구장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2011년부터 영광군게이트볼연합회 부회장과 영광군노인대학 부회장을 2년째 맡고 있는 장 전회장은 “저보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 ‘부회장님’하고 부를 때면 일하는 뿌듯함을 느낀다”고.

지금도 회원들의 지도를 맡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무료로 차량을 운행하며 회원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는 “살아 생전 아버님께서 평상시에 ‘사람은 이름을 남겨야 하고 범은 가죽을 남겨야 한다’는 말씀을 자주 들려주셨다”며 “남을 헐뜯는 것은 내 자신을 깎는 것이며 내 욕심을 없애고 내가 잘해야 인정을 받는 것이다”고 평범하지만 살아오면서 체득한 경험을 이야기해 준다.

슬하에 2남을 성장시킨 장 전회장은 “자식에게 돈을 물려주는 것보다 내 자신이 곱게 살다 사회에서 좋은 평을 듣는 게 자식들에게 낫다”며 “그래서 남을 헐뜯지 말고 남을 존경하라”고 젊은이들에게 당부한다.

그 때문인지 장 전회장은 게이트볼 지도를 맡아 활동하면서도 “열심히 하면 선수로 나갈 수 있다”고 게이트볼에 뒤늦게 입문한 어르신들에게도 격려하기를 즐겨한다고 한다.

한달에 열흘 빼고 영광군노인복지회관을 드나들던 장 전회장은 최근 두차례의 수술을 받고 시력과 목소리 등 체력을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스틱을 움켜 쥐고 구장을 휘젓던 장 전회장의 당찬 기백을 보다 빨리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은희 기자 blesstoi@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