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곡동 대통령 사저 사건을 맡은 특검의 임무
내곡동 대통령 사저 사건을 맡은 특검의 임무
  • 영광21
  • 승인 2012.10.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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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검사제도는 수사 자체의 공정성을 기대할 수 없거나 수사가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볼 수 없을 때에 도입하는 제도로, 검찰의 고위간부가 수사의 대상이 되거나 검찰수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고위공직자가 수사 대상이 됐을 때 실시한다.

특별검사제도는 본래 미국에서 유래됐다. 미국에는 19세기부터 특별검사 관행이 있었으나 이를 제도화한 것은 닉슨 대통령 때다. 닉슨 대통령은 1974년 워터게이트사건이 터지자 성역없는 수사를 약속했고 자신이 임명한 특별검사에 덜미가 잡혀 사임하는 비운을 맞았다.

이를 계기로 1978년 특검법이 마련됐다. 이후 20여년간 20차례 특검이 설치됐지만 관련자 기소 등 처벌에 이른 것은 고작 4건이었다. 실효성과 예산낭비 논란은 당연했다. 미국 특검법은 정파적 이용에 따른 비판에 3권분립 위반 등 위헌논란까지 겹쳐 결국 1999년 6월 폐지됐다. 클린턴 대통령 시절 르윈스키 스캔들의 수사를 담당했던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특검법 폐지를 주장했다는 것은 유명한 얘기다.

그러나 미국 특검제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법이 폐기된 대신 검찰청 내부규정이 마련됐다.

내곡동 대통령 사저 사건을 재수사할 특별검사가 활동을 시작했다. 민주당이 추천한 특검의 성향과 절차를 놓고 청와대의 반대 움직임도 있었지만 결국 이광범 특검이 임명돼서 특검이 진행되고 있다.

수사 인력이 확보되는 대로 특검팀이 본격 출범할 예정이다. 특검의 본격적인 수사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이 사건 수사를 총지휘했던 서울 중앙지검장의 발언이 작지 않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최교일 서울 중앙지검장은 대통령 일가가 부담이 돼 내곡동 사저사건 핵심 관련자를 배임죄로 기소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봐주기 수사 또는 면죄부 수사를 사실상 시인한 셈이다.

최 지검장은 논란이 일자 배임으로 처벌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억지로 기소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말이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해명은 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강한 역풍에 휘말리고 있다.

내곡동 사저 의혹사건의 핵심은 크게 두가지다. 이명박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지분에 비해 돈을 적게 내 결과적으로 국가에 손해를 끼쳤느냐와 이 대통령 내외 이름으로 돼 있어야 할 땅이 아들 명의로 된 부분이 부동산 실명제법을 위반했느냐 여부이다.

또 지난 6월 검찰이 내린 관련자 무혐의처분이 적절했는지, 시형씨가 마련한 돈은 어디서 나왔는지도 수사 대상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사건이 수사 자체보다 판단의 문제가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 이광범 특검은 그 어떤 수사보다 선입견이나 예단없는 법과 원칙에 따른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검 수사결과는 다음달 말쯤 나올 것으로 보인다.

특검이 정치적 판단이 아닌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토대로 한 판단을 내리기를 국민은 바라고 있다. 그것이 바로 특검이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부디 국민들의 의혹을 완전히 해소시킬 만한 특검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검에 투입되는 인력들은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특검에 임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국민은 과거의 국민들이 아니다. 적어도 수사가 제대로 되었는지 단순한 요식행위였는지를 구분할 줄 안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