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관리 사회는 전체주의 국가를 만든다
핵관리 사회는 전체주의 국가를 만든다
  • 영광21
  • 승인 2012.11.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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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월11일 일본 동북부지방을 관통한 대규모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후쿠시마현에 위치해 있던 핵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 이후에 세계는 방사성물질에 대한 관심이 한층 고조됐다.

게다가 국내 핵발전소의 잦은 고장과 여론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을 하려하고 있어서 주민들을 비롯한 많은 국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방사성물질이 위험할수록 그것에 대한 관리는 엄격해야 하고 그 물질이 유통되는 전과정은 철저한 보안이 유지돼야 한다. 너무 치명적인 물질이기에 테러에 이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이너마이트 같은 폭발물에 핵물질을 섞어서 터뜨리면 그것이 바로 더티 밤(dirty bomb)이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핵발전소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에서 보듯 굳이 핵폭탄이 아니어도 이런 더러운 폭탄에 의한 핵 오염은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핵폭탄을 개발하기 위해 미국정부가 후원한 맨하튼계획에 의해 핵폭탄을 만든 핵심인물인 오펜하이머는 친구 과학자에게 “왜 이렇게 복잡하게 폭탄을 만들어야 하지? 독일의 수도에 플루토늄을 그저 뿌려만 두어도 50만명은 죽일 수 있다”라고 이야기 했다는 소리도 있다.

이런 실정이니 핵발전의 결과물로 나오는 고준위 핵폐기물은 누구의 손에 들어가도 안되는 것이다. 그것이 좌파건 우파건 일반 국민이건 어린아이이건, 누구의 손에도 들어가면 안되는 것이기에 이 핵폐기물의 보관과 운반, 저장에까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게 된다. 결국 그 물질을 관리한다는 것은 전국민을 잠재적 테러리스트와 같은 위치에서 감시하고 통제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러한 사회를 핵관리 사회라고 한다. 핵을 관리하는 사회는 일단 모든 사람들을 적대적인 입장으로 대해야 한다. 경계하고 감시하고 사정에 따라서는 예방이라는 이름으로 그들을 구속하고 핵을 관리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사람을 관리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기 국민들을 그렇게 감시하고 통제하는 전체주의 국가(개인의 모든 활동은 오로지 전체, 즉 민족이나 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위해 존재한다는 이념 아래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상 및 체제)가 되고 만다.

결국 핵관리 사회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필연적으로 전체주의적인 속성을 띠게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녹색평론>의 김종철 대표는 한 강연회에서 청중이 “프랑스는 50기를 넘는 핵발전소를 보유하고 있지만 민주주의 국가로 알려져 있지 않느냐?”라는 질문을 하였을 때, 아주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프랑스는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라고 답을 하였다. 아주 적절하고 명쾌한 답변이었다.

더러운 폭탄은 지금도 우리를 위협할 수 있으며 그만큼 우리의 민주주의는 현재 유린당하고 있는 것이다. 핵발전을 반대하는 여러가지 이유들이 넘치고 넘치지만 근본적으로 핵발전이 부흥하는 사회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핵발전소를 반대해야 한다.

이 땅에 살아가면서 누구나 정치적인 입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누군들 민주주의를 바라지 않겠는가.
핵발전인가? 민주주의인가? 우리는 거기에 답을 해야 할 것이다. 그 답은 아인슈타인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는 처음에는 맨하튼계획에 참여했지만 독일이 핵폭탄을 만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그 계획에 동참하지 않았다.

그리고 미국이 일본에 핵폭탄을 투하한 뒤 벌어진 처첨한 광경을 보고나서 “우리는 모두 개새끼들이다!”라는 탄식을 했다.

박찬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