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탈핵만이 살길이다
이제는 탈핵만이 살길이다
  • 영광21
  • 승인 2012.11.09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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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벽력 같은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5일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이 가진 긴급브리핑은 수많은 국민들에게 충격을 준 사건이었다. 지척에 핵발전소를 6기나 가지고 있는 우리 지역 주민들은 까무러칠 지경이다.

홍 장관의 발표에 의하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핵발전소 부품 납품업체 8개사가 한수원(주)에 제출한 해외 품질검증기관 품질검증서를 검토한 결과 60건의 서류가 위조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그렇지 않아도 툭하면 벌어지는 고장과 사고 그리고 수명이 다한 핵발전소를 수리해 다시 가동한다는 것 때문에 가뜩이나 불안한 주민들과 국민들은 정부와 관계기관의 안이한 처분으로 인한 분노에 치를 떨고 있다.

홍 장관은 위조된 검증서를 통해 핵발전소에 납품된 제품은 237개 품목, 7,682개 제품이며 가액으로는 8억2,000만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품질보증서는 핵발전소 부품 중에 ‘안전성 품목’을 구매하기 어려울 때 일반산업용을 안전성품목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은 아랑곳하지 않고 홍 장관은 넉살좋게 “제품에 대한 하자가 있는 것이 아니라 원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제조업체가 인증을 한번 더 받아야 하지만 이를 받지 않은 것이다”라고 소개했다. 제품에 하자가 없으면 왜 핵발전소 가동을 정지시켰는지 물어보고 싶다.

가짜부품이 집중설치된 것으로 확인된 영광5·6호기의 가동을 정부가 중지시켰다. 이번에 짝퉁부품이 실제 사용된 핵발전소는 영광 3~6기와 울진 3호기 등 5개 호기라고 밝혀졌다.

특히 영광 5호기엔 2,547개가 사용됐고 영광 6호기에 2,590개 등 98.4%가 영광 5·6호기에 집중적으로 쓰였고 영광 3호기에 31개, 4호기에 20개, 울진 3호기에 45개가 각각 사용됐다.

일을 저지른 자들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필자는 왜 이런 것까지 영·호남의 차별을 두는지 그들의 속내가 궁금하기만 하다.

지역민과 국민들에게 진정성이 있는 사과를 해도 시원찮은데 벌써부터 전력난 타령이다.

이번 사건으로 영광 5·6호기는 즉시 가동 정지하고 영광 3·4호기와 울진 3호기는 가동을 하면서 필요에 따라 부품교체를 위한 가동정지에 들어가기로 했기 때문에 올 겨울 유례가 없는 전력난이 불가피하다며 강제절전 등 강도 높은 대책을 세우겠다고 했다. 전력난이 이번에도 단골메뉴로 선택된 것이다.

홍 장관은 “오늘 오후 4시 한전, 전력거래소, 발전회사 등 대표들을 긴급 소집해 비상전력수급대책회의를 개최하고 동계 전력수급대책 준비상황을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홍 장관은 당초 11~12월중 예비력을 275만~540만㎾로 예상했지만 이번 사건으로 내년 1~2월에는 예비력이 230만㎾까지 급감하고 영광 5·6기의 부품교체가 지연되면 예비력이 30만㎾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국민들에게 직접 협박을 했다.

핵발전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안전성이다. 그런데 그런 짝퉁부품을 사용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핵발전소는 안전하지 않은 것이다. 기계적인 사고의 가능성과 인간의 실수에 의한 사고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있는 핵발전소는 더 이상 꿈의 에너지가 아니다.

핵발전은 극히 작은 연료로 막대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 방법이기는 하다. 그렇지만 발전의 대가로 ‘방사성 폐기물’이라는 지극히 위험한 부산물이 생긴다.

이놈은 딱히 처분할 방법이 없어서 영구격리를 해야 한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제는 탈핵이다’라고 하겠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