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소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핵발전소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영광21
  • 승인 2012.11.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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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후쿠시마 대재앙 이후 핵발전소가 많은 사람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심어주고 있다.

전문가라는 작자들은 기회있을 때마다 핵발전소에는 삼중사중 안전장치가 돼있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국민들을 설득한다. 그러나 그 핵발전소가 원칙대로 가동되고 있지 않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핵발전소 부품 공급업체가 10년 동안이나 품질보증서를 위조해 한수원(주)력에 납품했다. 이 부품을 집중적으로 사용한 영광원전 5, 6호기는 즉시 가동이 중단됐다. 최고의 안전등급을 유지해야 할 핵발전소에 10년씩이나 위조부품이 공급됐다니 국민들이 분노할 만하다.

핵발전소에서 사용하는 부품은 300만개에 달한다고 한다. 안전에 관련된 부품은 100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철저히 관리돼야 할 안전 관련 부품이 10년씩이나 위조된 품질보증서로 통용됐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 직원들의 비리 의혹도 수사대상이다.

올해 납품비리로 구속된 한수원(주) 직원은 스무명이 넘는다. 지난달에는 고리핵발전소 근무 직원이 마약에 취한 채로 근무해 국민들은 놀라게 했다. 핵발전소 사고도 10번 넘게 발생했다. 월성 1호기가 냉각재펌프 문제로 가동을 중단했는가 하면 신고리 1호기도 제어봉 고장으로 가동이 중지됐다.

직원들의 근무기강 해이와 관련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더욱 심각한 것은 위조부품을 사용한 핵발전소의 가동 중단으로 국민들이 심각한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겨울철의 피크인 1, 2월의 전력 예비율이 230만㎾인데 영광핵발전소 5, 6호기 가동 중단으로 예비율이 30만㎾대로 낮아진다. 지난해 9월 대정전 때와 같은 수준이다. 정부는 국민과 기업에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큰 문제는 핵발전소의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것이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 영광핵발전소 3호기의 제어봉 안내관 6개에서 균열이 발견돼 핵발전소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제어봉 핵심부품인 안내관에서 균열이 생긴 것은 국내 핵발전소 운영사상 처음이다.

9일 한수원(주)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께 영광 3호기 계획예방정비작업중 제어봉 안내관(관통관) 84개중 6개에서 균열이 발견됐다.

제어봉이란 핵연료인 우라늄의 연쇄반응을 조절하는 설비이며 안내관은 제어봉의 통로역할을 하는 배관으로 지름 12㎝, 외관 두께 2.5㎝에 이르는 핵심 설비다.

따라서 안내관 균열이 커지면 원자로내에 방사능에 오염된 1차 냉각수가 유출될 수 있다.

한수원(주)은 원자로 상단 관통관에 대해 비파괴검사(초음파검사)를 실시하던 중 지난 3일 균열을 발견해 다음날인 4일 오후 2시15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이 사실을 구두로 알렸고 6일 오후 1시30분에 서면으로 보고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수원(주)이 균열이 생긴 것을 발견하고도 1주일 가까이 공개하지 않은데 대해 은폐의혹이 일고 있다. 한수원(주)은 지난 2월 고리1호기 정전 은폐사건이 일어난 뒤 모든 상황을 즉시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국민에게 즉시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저버린 것이다. 이것이 더욱 문제다. 국민과 함께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서야 국민들이 핵발전소측의 이야기를 어떻게 믿을 수 있을 것인가.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리게 되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세계적으로 탈핵이 대세인 마당에 핵발전소에 대한 발상의 전환이 없으면 불행을 초래하는 꼴이 되고야 말 것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