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람의 마음 렌즈에 담을 사진 꿈꿔”
“자연과 사람의 마음 렌즈에 담을 사진 꿈꿔”
  • 영광21
  • 승인 2013.03.1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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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회 / 사진작가

영광읍 옛실내체육관 부근에 있는 사진관을 들어서자 반갑게 맞는 주인장의 옷차림이 예사롭지 않다. 패션센스가 돋보이는 사진작가 일포 김성회(54)씨다. 자신의 호이자 사진관 명칭인 ‘일포’는 ‘1등포토’ 혹은 ‘1등 사진관’이란 의미를 담고있다.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씨는 학창시절 처음으로 카메라를 잡았다. 당시 학교에서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갈 때면 사진관에서 카메라를 빌려서 가곤 했는데 카메라를 만지고 사진을 찍는 일이 참 즐거웠다고 한다.

김씨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취미로 찍은 사진을 인화하려고 사진관에 가져가면 사진사들이 칭찬하며 노하우를 많이 알려줬는데 특히 임방영 선배가 많이 알려줬다”고 크게 고마워했다.

이렇게 어깨너머로 사진을 배워가던 김씨는 크게 마음을 먹고 300만원짜리 카메라를 구입한다. 당시에 300만원이면 전세 값을 낼 수 있을 정도의 큰돈이었다.

좋은 카메라를 구입하고 더 활발히 사진작품을 촬영하러 다니던 김씨에게 큰 슬럼프가 찾아왔다. 공모전에 출품한 사진이 9번이나 입선도 하지 못한 것이다.

김씨는 “공모전에 10번째로 출품하면서 안되면 ‘카메라를 팔고 사진을 접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은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됐다”며 꿈꾸는 듯한 얼굴로 말했다. 사진을 전문적으로 배우지도 않은 아마추어가 대형사고(?)를 친 것이다.

그후 김씨는 매주 서울 충무로로 사진을 배우러 다녔다. 회사를 마치고 토요일 오후에 가서 밤을 꼬박 새우며 배우고 일요일에 돌아와서 회사에 출근하는 고생을 마다하지 않았다. 즐거운 일을 하는 것이라 버스를 몇번이나 갈아탔어야 했지만 고생스럽지 않았다고 회상한다.

▲ 일포 김성회 作(군서 남죽 남동 96년)
김씨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특별하게 공부를 잘하지 않으면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라고 말한다”며 “공부한다고 보내는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까지 7년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투자한다면 그 일에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조언했다.

김씨는 늦어도 올해 가을쯤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 영광군지부를 만들 계획이다. 지부를 만들게 되면 정기적인 촬영대회나 사진콘테스트를 영광지역에서 열어야 하는데 “영광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기뻐했다.

김씨는 오랜 기간 영광에서 생활하면서 영광의 마을이나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아왔다. 그리고 이 사진들을 전시해 영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꿈이다. “죽는 날까지 실컷 사진을 촬영하며 다니고 싶다”는 김씨는 영원히 꿈꾸는 예술가인 듯 싶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