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의 대가는 방사성 폐기물
핵발전의 대가는 방사성 폐기물
  • 영광21
  • 승인 2013.05.2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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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발전은 극히 적은 연료로 막대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발전방법이다. 그러나 그 대가로 방사성 폐기물이라는 극히 위험한 부산물인 ‘죽음의 재’가 생긴다. 이렇게 발생된 방사성 폐기물의 분류 및 처리기준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다.

일본의 경우에는 ‘저레벨(低Level) 방사성 폐기물’과 ‘고레벨(高Level)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한다. 이는 방사성 물질의 함유량 등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은 아니다.

저레벨 방사성 폐기물은 태울 것을 태우고 그 부피를 될 수 있는 대로 줄여서 마지막에는 드럼통에 넣어 시멘트로 굳힌다. 그리고 비교적 얕은 지층(지하 몇 m 정도)에 통째로 묻는 것이 일반적이다.

고레벨 방사성 폐기물이란 사용이 끝난 연료를 재처리할 때 나오는 방사성 물질을 고농도로 포함한 폐액을 유리로 굳힌 ‘유리 고화체’를 가리킨다.

한국의 방사성 폐기물 분류 기준과 처분시설은 일본과는 약간 다르다. 방사성 폐기물은 방사능의 높고 낮음에 따라 사용 후의 핵연료를 포함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한다. 그리고 발생 형태에 따라 기체·액체·고체 방사성 폐기물로 분류한다.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핵발전소에서 사용한 작업복, 장갑, 덧신, 걸레 등과 기기 교체부품 등으로 지금은 핵발전소 부지 내에 임시 보관하고 있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사용이 끝난 핵연료로 국가의 정책(재활용 또는 영구처분)이 결정될 때까지 원자로와 같은 건물 안에 만들어진 ‘사용이 끝난 연료의 저장풀’ 등에 일시적으로 보관한다.

한편 기체 폐기물은 일단 밀폐 탱크에 저장한 후 방사능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면 고성능 필터를 거쳐 대기중으로 내보낸다.

액체 폐기물은 저장탱크에 모았다가 증발장치를 이용해 깨끗한 물과 찌꺼기로 분류한 다음 물은 재사용하고 찌꺼기는 고화체로 만들어 철제 드럼통에 넣어 밀봉해서 저장한다. 고체 폐기물은 압축해서 철제 드럼통에 넣어 밀봉해 저장한다.

방사성 폐기물은 최종적으로는 특정한 별도 장소를 마련해서 인간과 생태계로부터 영구히 격리시켜야 한다. 이때는 다른 선진국들과 마찬가지로 얕은 땅속이나 깊은 동굴 등에 처분시설을 만드는 방법이 고려된다. 그렇다고 해서 영구히 완전한 처분을 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상북도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에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시설을 ‘동굴 처분방식’으로 건설하고 있다. 2012년부터 단계적으로 완공을 목표로 진행했으나 여러가지 난관에 봉착해 예정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관리하는 데는 기술개발 수준을 비롯한 여러가지 조건을 고려해야 하고 국제적으로도 불확실한 요인이 많다. 그래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는 2016년까지는 핵발전소 부지내에서 저장관리하고 중간 저장 시설 건설 등을 포함한 최종관리에 관한 정책은 추후 결정키로 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 자료에 근거해 작성)

이래서 핵발전소를 ‘화장실없는 건물’이라 하고 ‘착륙장없는 비행기’라고 빗대어 말한다. 위험한 핵발전소를 더 짓기 위한 일보다 효율을 높이고 재생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연구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고 절전을 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선회하지 않으면 우리는 자손들에게 영원히 씻지 못할 죄를 짓는 것이다.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탈핵으로 국가의 정책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