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불감증에 중독된 핵발전소
안전불감증에 중독된 핵발전소
  • 영광21
  • 승인 2013.06.13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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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계산을 토대로 정부가 전력수급대책을 세우는 근거인 전력 예비력이 엉터리 계산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국회의 지적이 나온 가운데 곧 발표될 전문가들의 조사결과도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많은 국민들이 주목하고 있다.

테마가 있는 뉴스 Why 뉴스 <생생영상>을 보면 뉴스의 화제가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을 찾은 5·18 유족들이 “추징금이라도 내라”며 심장을 울리는 20인의 첼로 하모니 영국 웨스트 엔드가 26년째 공연중인 서스펜스 연극 ‘우먼 인 블랙’에 의하면 전력 예비력 수치가 부정확하다면 현재 공공기관과 전광판에서 실시간으로 발표되고 있는 전력위기 경보도 ‘눈속임’인 셈이다.

이와 같은 논란은 민주당 전정희 의원이 지난 5일 여름철 전력수급 대책 보고와 관련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의 회의에서 “운영예비력이 EMS(Enhanced Message Service : 확장전송시스템)를 통해 계산되지 않고 있다”고 발언해 다시 불거졌다.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은 주요 중앙발전소의 예비력을 실시간에 가깝게 계산해 전력을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시스템으로 지난 2000년 220억원을 주고 외국에서 들여왔다.

그런데 지난달 22일 EMS조사위원회의 전력거래소 실사 결과 “전력거래소가 EMS가 아닌 다른 곳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별도의 프로그램에서 예비력을 계산하고 있다는 걸 확인했다”는 것이 전정희 의원의 주장이다.

지난 해 9·11 정전사고 역시 EMS를 사용하지 않은게 주요 원인으로 EMS가 실시간 운전에 활용되지 못하면서 발전기들이 사실상 풀가동되고 있어 해마다 수천억원의 연료비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에 대해 “EMS의 결과를 반영해야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축적했던 분석도 같이 넣어야 하지 않겠냐”며 다소 애매한 답변을 내놔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어서 윤 장관은 “오차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면 전력거래소측은 전정희 의원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 관계자는 “EMS를 통해 예비력을 관리하고 있는 게 맞다”며 “조사위원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이를 믿지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터무니없는 해명을 했다.

심판을 맡고 있는 EMS 조사위는 이르면 다음달 최종보고서를 낼 계획이다. 위원들 사이 1차 의견조율이 이번 주중 있을 예정인데 일부 조사위원들은 전력거래소의 예비력 계산에 일부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을 벌써부터 내비치기까지 했다.

이와 관련해 부산지검 동부지청 원전비리수사단(단장 김기동 지청장)은 7일 오후 원전부품 시험성적서를 위조한 혐의로 한국전력기술 부장 이모(57)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씨는 지난 2008년 신고리원전 1, 2호기 등에 JS전선이 납품한 불량 제어케이블의 시험성적서 위조를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전기술은 핵발전소 부품 제조업체가 민간 시험업체에서 발급받은 시험성적서를 승인하는 한국전력의 자회사다. 이에 따라 이씨가 구속될 경우 시험성적서 위조와 관련한 제조업체와 시험업체, 승인업체간의 유착관계를 파헤치려는 검찰의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앞서 이날 오전 JS전선 고문인 엄모(52)씨에 대해서도 시험성적서 위조 등의 혐의를 물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단서가 나오면 영역을 가리지 않고 수사를 벌이겠다던 검찰의 공언이 고질적인 핵발전소의 비리의 실체를 밝혀 낼 수 있을지 많은 국민들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더없이 좋겠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