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거진 박근혜 정부의 인사난맥상
다시 불거진 박근혜 정부의 인사난맥상
  • 영광21
  • 승인 2013.10.0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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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표가 끝내 수리됐다. 그동안 진통이 컸다. 청와대의 만류도 진영 장관의 고집을 꺾지 못했다. 항명으로 비쳐진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기초연금의 주무장관의 사퇴는 그 파장이 아주 크다. 청와대와 총리는 두번이나 진영 장관의 사퇴를 반려했지만 사퇴 문제가 청와대와의 갈등 항명파동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결국 설득을 포기하고 사표를 수리했다.

진 영 장관은 9월30일 이임식에서 “여러분(복지부 공무원들)이 제 뜻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믿고 이제 물려나려 한다”며 “어떤 사람이 어떤 비난을 하더라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지만 여러분이 저를 손가락질한다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임중 국민연금공단을 방문했을 때 공단 직원들도 ‘기초연금은 국민연금에 연계시키지 말아달라’고 똑같이 부탁했다”며 “그분들에게 장관으로서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의 연계방안이 정부의 최종안으로 결정된 데 대해 다시 한번 문제를 제기하고 복지부 직원들이나 국민연금 공단 직원들 역시 자신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애당초 진영 장관은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안을 반대했다.

그런데도 연계안이 채택되자 국민과 국회를 설득할 수 없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그리고 진영 장관은 최근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매달 10만~20만원을 국민연금 가입기간과 연계해 차등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정부의 기초연금안이 결정되자 개인적 소신과 다르다며 사의를 밝혔다. 그는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길수록 기초연금을 깎는 연동방식에 반대했고 차등을 하더라도 국민연금 가입기간이 아닌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복지부 공무원들에 대한 감사의 뜻도 여러차례 전달했다. 그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것들을 밤새워 가르쳐주신 여러 복지부 직원들에 대한 고마움은 이루 표현할 수 없다”며 “특히 기초연금과 관련해 밤까지 회의하며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냐”며 직원들의 노고를 위로했다.

진영 장관은 “국방이 외부의 적을 막는다면 복지는 내부의 적을 만들지 않는 일로 복지가 국방만큼 중요하다”고 복지행정에 대한 애정을 내비치며 “복지를 잘해야 국민이 통합되고 민족 갈등을 없애며 대화합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직원들을 격려했다.

3선 국회의원인 진영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고 지난 대통령선거 때는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으로 대선공약 입안을 주도했다. 특히 대선후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으로 새 정부의 운용방향을 설계한 주인공인 만큼 취임 당시 ‘대통령 핵심 측근, 실세 장관’으로 주목받았다.

일각에선 여권내부의 조정과 소통에 장애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그는 여러차례 청와대에 자신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주장했지만 청와대는 부인했다. 책임장관제가 제대로 실현되고 있느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장관이 반대한 정책을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다 저항에 부딪힌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번 파동으로 박근혜정부의 인사난맥상이 또 드러났다. 정권과 갈등을 빚고 물러난 인사는 양건 감사원장과 채동욱 검찰총장 그리고 진영 장관이 세번째다. 후속인사를 속히 단행해 국정운영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후임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도 중요하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 생각하고 또 생각해서 이러한 파동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지 않으면 안된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