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 잊지 않는 바르게살기 조력자
고향사랑 잊지 않는 바르게살기 조력자
  • 영광21
  • 승인 2013.11.15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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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혁 / 전 바르게살기염산면위원회장

식곤증이 밀려오는 오후. 염산면게이트볼장에서는 쏟아지는 졸음이 무색하게 게이트볼 동호인들이 게임에 집중이다. 바르게살기운동염산면위원회 채 혁(69) 전회장도 게이트볼의 재미에 푹 빠져있다.
지난 2006년부터 2010년까지 바르게살기염산면위원회 3·4대 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후배들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뒤에서 묵묵히 돕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염산면 봉남리가 탯자리인 그는 잠깐 함평으로 이사했다가 20살 때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평생을 고향에서 살아오고 있다.
채 전회장은 임기동안 깨끗한 지역 가꾸기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앞장서서 활동했다. 풀베기, 쓰레기 줍기 등 지역의 길거리 정화활동은 물론 취약계층을 찾아 봉사하고 이웃사랑을 실천하기도 했다.

채 전회장은 “바르게살기운동이 결국 깨끗한 지역 만들기에 힘쓰는 것이어서 내가 고향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중 회장을 맡게 돼 더욱 열심히 일했다”며 “회원들이 잘 협조해 주고 동참해 줘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공을 돌린다.

채 전회장이 임기동안의 활동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좀도리 쌀 모으기 운동이다. 좀도리 쌀은 밥을 하기 전 한줌씩 덜어내 아껴두는 것을 말하는데 좀도리 쌀 모으기 운동으로 쌀 40㎏짜리 10가마를 지역의 불우이웃에 전달했다.

이렇게 열심히 활동한 덕분에 회장직에서 물러나면서 전남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현재 채 전회장은 염산공용터미널을 운영하며 천주교 염산성당 등에서도 묵묵히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채 전회장은 “아침에는 터미널을 청소하고 오후에는 게이트볼장에서 게이트볼을 즐기며 여가를 보낸다”며 “얼마 전에는 전라남도생활체육대회에 영광군 대표로 선발돼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고 자랑한다.
채 전회장의 봉사하는 마음은 버스터미널 운영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용객이 크게 줄어 예전의 북적거림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벌이도 시원찮지만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순전히 지역주민들을 위한 그의 배려다.

채 전회장은 “한 때는 업종전환을 해볼까 생각도 해봤지만 버스터미널마저 없어지면 지역주민들이 비와 바람을 피할 곳이 없어져 겪을 불편함이 떠올랐다”며 “아마 내가 죽기 전까지는 그대로 둬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다.

웃는 모습대로 주름진 편안한 얼굴이 그가 살아온 인생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