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공분을 사고 있는 미국의 도청파문
세계의 공분을 사고 있는 미국의 도청파문
  • 영광21
  • 승인 2013.11.2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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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군은 FX 차기전투기로 미국의 스텔스기인 F-35A 40대를 우선 구매하기로 했다. 2018년부터 도입된다. 레이더에 잘 포착되지 않아 적지에 은밀히 침투해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이른바 킬체인의 핵심수단인 5세대 전투기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지지하면서도 사업 지연으로 인한 전력공백과 수의계약 형식에 따른 사업추진의 불리한 요소들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즉 가격인상과 기술이전 제한, 전력화시기 지연, 무장능력 한계 등에 대한 우려인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미국정부의 FMS(Foreign Military Sale - 미국 정부가 품질보증을 한 군사장비를 외국에 수출할 때 적용하는 제도) 판매방식을 볼 때에 그것이 꼭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정부가 하는 사업이니 신뢰도가 높고 최첨단기술은 제한받지만 많은 기술이전이 합법적으로 포함돼 있으며 여러 선진국들이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위험부담이 적다고 하겠다.

현재 군비경쟁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동북아는 중국과 러시아, 일본이 스텔스전투기 확보에 진력하고 있고 북한은 핵, 미사일 및 비대칭전력 증강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과 일본간에는 도서 갈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은 북한의 무력도발을 억지하면서 유사시 도발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제압할 수 있는 군사역량과 미래 잠재위협에도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군사능력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차기전투기사업은 이와 같은 군사적 요구를 충족시키면서 미래 국방환경이 요구하는 첨단 군사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종이어야 하며 이번 결정은 현시점에서 F-35A가 가장 적합한 기종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연일 지구촌의 화제가 되는 미국 정보기관의 도청파문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정보기관의 도청이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도청은 그 규모나 대상, 성격이 어느 때보다 충격적이라서 걱정하는 것이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우방국의 정상들이 모두 도청대상에 들어있다. 휴대폰 통화 등 정상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미국의 손바닥위에 있었던 것. 적어도 10년 전부터 도청을 했다고 한다. 미국의 감청시설이 전세계 80여 곳에서 운용됐다.

스페인에서는 한달 동안 국내통화 6,000만건이 도청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독일에서는 매달 5억건의 통신내역이 감청됐다. 테러와 중범죄 방지라는 감청목적과는 무관한 도청이 일상적으로 이뤄져 왔던 것이다.

감시대상에서 벗어나 있는 나라는 영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5개 나라에 불과했다.
세계의 공분은 커지고 있다. 미국정부의 입장은 아직은 파장축소에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우리 정부의 도청의혹 확인 요청에 대해서도 “입장을 이해한다”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론적인 말로 사안의 민감함을 피해나간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 굳이 미국의 전투기 도입을 해야 하는 것인가를 충분히 검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향후 FX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정부는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사항들을 적극 고려해 중차대한 국가전략사업이 보다 내실있고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