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총리 검증 아닌 인간 검증이 필요
문창극 총리 검증 아닌 인간 검증이 필요
  • 영광21
  • 승인 2014.06.13 10: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창극 중앙일보 전주필이 새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는 오랫동안 중앙일보에 <문창극 칼럼>을 쓴 언론인이다. 기명칼럼을 쓴 게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문제는 그의 당파성에 있다.
그는 정치색이 너무나 뚜렷한 칼럼을 남발했다. 그가 칼럼을 쓰면 두 정당중 한쪽은 흐뭇해 했고 다른 한쪽은 불편해 했다. 그런 그를 세월호 위기 속에서 눈물을 흘리며 국가를 개조하겠다고 소리친 박근혜 대통령이 새 총리 후보자로 임명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의 성향을 윤창중, 조갑제씨와 비슷한 수준으로 판단한다. 과거 문창극의 칼럼을 읽노라면 이 같은 비교에 공감하게 된다. 그는 분명 새누리당에게 ‘복된 언론인’임에 틀림이 없었다. 반대로 그는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조차 칼럼의 소재로 삼았다. 거인의 생을 조명하는 내용을 기대하면 오산이다. 죽음조차도 그는 당파적 소재로 활용해 비판했다.
문창극은 칼럼에서 “노무현은 참으로 명예를 모르는 사람일 따름이다”고 표현했고 심지어 노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에는 “그의 행동은 적절치 못했다. 그 점이 그의 장례절차나 사후 문제에도 반영돼야 했다”고 힐난했다.

죽음뿐 아니라 살아 움직이던 순간에도 그는 인간 노무현에 대한 비하를 그치지 않았다. 그는 노 대통령에 대해 “우리 귀를 더럽히고 격을 낮추는 (노 대통령의) 말을 2년이나 더 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앞으로 남은 기간이 너무 길다는 한탄이 나온다”고 비아냥거렸다.
2004년 탄핵을 비판하는 촛불시위 당시에도 “이번 사태도 대통령이 당파를 초월하지 못한 데서 비롯됐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불러 ‘탄핵 이후 어떻고…’하는 식으로 번잡하게 보낼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고독해지기를 바란다”고 탄핵을 노 대통령 탓으로 돌린 뒤 반성을 촉구했다.

노무현 정권 출범 100일이 지나는 시점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나는 새 정부(노무현)의 지난 100일은 실패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반면 취임 직후 촛불시위로 서울 도심이 뒤덮였던 이명박 집권 초기에는 실패했다는 식의 표현 자체를 사용하지 않았다.

김대중 전대통령에게 가했던 칼럼은 또 어떠했는가. 김 대통령이 병세가 깊어져 사경을 헤맬 때 놀랍게도 그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비자금 조성과 재산 해외도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는 단순히 소문 차원이 아니라 언론을 통해 몇차례 공식적으로 제기된 문제다”고 죽음을 앞둔 사람에게, 그렇기에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는 전직 대통령을 향해 지금이 기회라는 듯이 공격을 해댔다. 문창극의 칼럼을 게재한 중앙일보는 DJ측 최경환 비서관의 반론문을 게재해야 했다.

문창극 총리후보자는 본인 스스로 “국정경험도 없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또 앞서 살펴봤듯이 당파색에 갇힌 칼럼을 주로 썼다. 이 같은 인물이 국가개혁과 나라의 적폐를 제거 그리고 국민 통합을 이룰 책임총리로 지명됐다. 총리 후보자에 대한 검증 이전에 그가 인간으로서합리적 판단과 이성을 보유하고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