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환율전쟁이 시작됐다
치열한 환율전쟁이 시작됐다
  • 영광21
  • 승인 2014.06.20 11: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들어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가치가 빠르게 절상되고 있다. 지난 3월 1,07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 13일에는 1,017원까지 떨어졌다. 원화가 크게 절상되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나빠져 수출위주의 경제성장을 하는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 따라서 면밀한 원인분석과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

최근의 원화절상은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상수지가 작년에 799억달러의 큰 흑자를 낸데다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외환시장에 달러 공급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조기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지난 4월 이후 외국인 주식자금도 유입세로 돌아섰다.

또 작년에는 미국에 대한 경상수지 흑자가 대폭 확대돼 통상압력의 우려가 높아졌다. 따라서 우리나라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도 있어 원화강세가 지속되는 것 같다.
미국의 완화적인 금리정책에 따른 글로벌 달러 약세의 영향으로 다른 나라 통화와 동반해 원화가 절상되는 것은 어느 정도 수용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투기자본에 의한 쏠림현상으로 원화만 절상되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

원칙적으로 환율결정을 시장에 맡기더라도 급격한 원화절상에 대해 정책당국이 적절히 시장에 개입하는 스무딩오퍼레이션(Smoothing Operatio)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인 원화절상 기대로 투기자금이 유입되면서 원화가 과도하게 절상되는 것을 차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만일 하반기에도 자본유입이 지속돼 원화절상이 더욱 확대된다면 한층 강력한 대책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국은 3차에 걸쳐 양적완화정책을 시행했다. 말이 고와 양적완화이지 막말로 공중에서 헬리콥터로 무차별적으로 돈을 뿌린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버냉키(Ben Shalom Bernanke)의 별명이 헬리콥터 버냉키였다.
EU 역시 마찬가지로 양적완화정책을 실시하며 유로화를 대량 살포했다. 양대 경제권이 돈을 그렇게 많이 찍어 살포했음에도 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은 것은 세계적인 불경기로 돈이 시중에 활발히 돌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도 아베가 집권하면서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외치며 돈을 찍어내 시중에 퍼붓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최근 2년여에 걸쳐 엔화는 1달러당 78엔에서 102엔으로 약 25% 이상 절하됐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본격적인 환율전쟁으로 접어드는 몇가지 이상 징후들이 연달아 보이고 있다.

우선 중국이 지난 15일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상하 1%에서 2%로 확대했다. 그 뒤 19일엔 한때 달러당 6.2위안선까지 주저앉았다. 지난해 4월9일 이후 11개월만에 최저치다. 중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강도가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마틴 펠트스타인 하버드대 교수는 “위안화 약세는 리커창 총리가 수출을 늘려 올 중국의 성장목표 7.5%를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풀이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미국이 치고 나왔다. 지난 19일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슬그머니 실업률 목표치(6.5%)를 더는 금리인상과 연계치 않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 실업률이 지난 3달간 6.6∼6.7%로 떨어지자 말을 바꾼 것이다. 곧 경기가 살아나도 당분간은 금리인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는 약 달러로 가겠다는 의미이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