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후보자의 자진사퇴가 주는 교훈
문창극 후보자의 자진사퇴가 주는 교훈
  • 영광21
  • 승인 2014.06.2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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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보름 동안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였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자진사퇴했다. 하지만 문창극 후보자가 자진사퇴하면서 언급한 ‘그 분’의 존재를 두고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문창극 후보자는 기자회견 말미에 “저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분도 그 분이시고 저를 거두어드릴 수 있는 분도 그 분이시다”며 “저는 박근혜 대통령님을 도와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일부 기자들은 ‘그 분’이라는 표현에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누구를 지칭하는가를 두고 의문을 제기했다.
취재기자들은 대체로 ‘그 분’을 박 대통령으로 판단하는 분위기였다. 곧바로 박 대통령을 언급했으므로 두 지칭이 동일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국무총리를 지명, 임명, 해임하는 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에 사과는커녕 또다시 유체이탈화법으로 책임을 정치권에 떠넘겼다. 박 대통령 자신이 지명한 데 이어 사실상 사퇴를 종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듯한 태도여서 야권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문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하는 이유는 그것을 통해 검증을 해서 국민들의 판단을 받기 위해서인데 인사청문회까지 가지 못해서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박 대통령은 “앞으로는 부디 청문회에서 잘못 알려진 사안들에 대해서는 소명의 기회를 줘 개인과 가족이 불명예와 고통 속에서 평생을 살아가지 않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입장은 야당 및 여당 일부의 반대로 인사청문회를 하지 못해 문창극 후보자가 낙마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 스스로 문 후보자 인사청문안 제출을 몇차례 미루면서 문 후보자에게 자진사퇴를 사실상 종용해왔음에 비춰볼 때 이 같은 언급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박 대통령이 인사청문안을 제출했다면 청문회 통과 여부와는 상관없이 청문회 자체는 개최될 수 있었기 때문에 사실과도 다르다.
더군다나 박 대통령은 자신이 지명한 문 후보자가 국민 여론과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쳐 낙마했음에도 아무런 사과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불리한 경우에 항상 등장하는 ‘공주님의 모르쇠’는 이번에도 예외없이 이어졌다.

6·4 지방선거를 통해 군수가 바뀔 예정인 우리 영광에서도 곧 인사이동이 있을 것이다. 영광군에서 만큼은 인사와 관련해 적어도 중앙정부의 행태를 답습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필자의 바람이다. 보복성 인사나 논공행상에 의한 인사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이 말은 사람을 잘 써야만 모든 일이 잘 된다는 뜻이다. 사람이 모여 조직이나 단체를 만들었을 때 현명하며 청렴한 사람 즉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겨야만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뜻이다.
다시 한번 되새기고픈 말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