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돌보지 않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국민 돌보지 않는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
  • 영광21
  • 승인 2014.09.0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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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무려 4개월이 지났다. 그동안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가족은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단장의 슬픔을 견뎌야 했고 국민은 분노와 미안함으로 보냈으며 경제는 침체됐다. 천재지변이 아니라 안전불감증과 부패가 아까운 생명을 그렇게 많이 희생시킨 나라는 후진국이요 고장 난 나라다.
세월호 참사는 국민의 생명도 못 지킨 무능한 정부, 권력에만 몰두하는 무책임한 정치인, 부패한 공무원 그리고 돈에 눈이 먼 기업들이 서로 얽혀 일으킨 사고다. 이들은 모두 우리가 만들어놓은 괴물들이다. 우리 모두가 미안한 것은 당연하다.

그 잘못을 속죄하는 길은 그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진상도 규명해야 하고 잘못에 대한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 그러나 가장 긴요한 것은 다시는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대로 두면 대형사고는 또 일어나고 우리 모두가 그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이번에 ‘설마’가 사람 죽이는 것을 경험했다. 그런 비과학적인 후진성을 빨리 벗고 안전을 위한 제도와 투자에 우선순위를 줘야 한다. 비용이 아무리 많이 든다 해도 생명의 안전은 결코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서 세계에서 인간 생명과 그 존엄성이 가장 존중되는 나라로 알려지면 좋겠다.

우리는 또 부정부패도 살인행위와 다름없음을 봤다. 투명지수를 46위로 끌어내린 공직부패가 304명을 희생시켰다. 세월호특별법 제정은 계속 지연되고 있고 검경은 헛발질만 했다. 안전과 관련한 크고 작은 사고는 지금도 일어나고 있다.
고쳐져야 할 사람들은 스스로 바꾸지 않는다. 사고가 나면 피해자가 될 시민들이 요구해야 한다. 관피아와 뇌물수수를 방지하기 위해 김영란법의 통과도 필요하다.
세월호 참사 후의 대한민국은 그 전과는 확실히 달라져야 한다. 긴 안목으로 대한민국을 개조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미안하고 화가 난 이때가 고장 난 대한민국을 고칠 절호의 기회다.
헌법 제69조에서는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선서를 한 대통령이 지금 세월호 유가족을 대하는 것을 보면 대통령이란 직책을 포기한 것 같다.
박근혜 대통령은 자신의 입으로 말한 것을 하나도 지키지 않고 유가족과 국민을 우롱하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심한 말로 하면 이 상황을 즐기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세월호 사건에 대한 특별법 제정 요구가 높은 것은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세월호 침몰과 구조과정의 여러 의혹들이 명확히 밝혀지지 못했기 때문에 특별법을 제정해 정확한 진상조사를 위해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달라며 죽어가는 사람을 보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이미 대통령이 아니다. 국민을 돌보지 않는 국가는 더 이상 국가가 아니다. 적어도 가슴이 찢어지는 유가족과 나라를 제대로 만들자고 외치는 국민들의 함성을 외면하지 않기를 마음을 다해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