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국회 국회의원들에게 바라는 것
정기국회 국회의원들에게 바라는 것
  • 영광21
  • 승인 2014.09.1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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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기국회가 시작됐다. 간신히 본회의는 열었지만 역시나 또 파행으로 흘러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세월호특별법과 민생법안 등을 분리하는 분리심의를 제안하고 있지만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압박행동을 이어간다는 계획인 것 같다. 그나마 기대했던 새누리당과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 간의 대화도 계속 평행선을 이어가고 있다. 답답한 현실이다.

정기국회는 계류돼 있는 민생법안 처리는 물론 정부예산에 대한 심의 그리고 국정감사 등 입법부가 정부를 견제하고 감시·감독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국회 회기이다. 그런데 제19대 국회는 작년도에 이어서 올해에도 또다시 파행을 되풀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100일간의 정기국회 회기중 99일간 공전하다가 마지막 단 하루만에 34건의 법안을 벼락치기로 통과시켜 최악의 비효율국회라는 오명을 쓴 바 있다. 올해도 이미 지난 4달 동안 계류된 법 8,000여건중 단 한건도 처리 못해 식물국회, 무능국회로 지목받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 너무나 화가 난다.

오늘날 국민의 국회에 대한 불신은 참혹할 정도다. 이는 국회의 정치 리더십의 부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야당은 세월호 유가족을 대변만 하기보다는 합의안 도출에 협력할 것을 설득해야 할 것이고 여당도 한번 더 양보해 재협상의 여지를 제공해야만 한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세월호특별법은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시스템이 잘못된 관계로 졸지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유족의 아픔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명백하게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세월호와 같은 가슴 아픈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기에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만 한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지 않으면 누가 국민을 보호한단 말인가. 일각에서는 세월호특별법의 제정이 법체계 변형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하는데 한마디로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에 불과하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고 차선책은 분리 국회를 통해 시급한 민생법안들을 통과시키는 일일 것이다. 여기에 청와대도 무관하다거나 초월하려는 입장에서 벗어나 정기국회의 정상화가 민생경제 회복의 골든타임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길 기대한다.
무엇보다 경제를 잘 돌아가게 해서 민생을 살리겠다는 정책관련 법안들이 오랫동안 국회에서 머물고 있다. 내수를 살릴 새 동력으로 지목돼 온 서비스업 발전 관련 법안이 대표적이다. 대대적인 정책 발표로 이미 뭔가 하고 있으려니 했지만 아직 국회에서 2년째 진척이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례적으로 부총리가 대국민 담화를 통해서 민생법안중 우선적이라는 30개 법안을 열거해 가며 통과시켜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5월말 이후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한건도 없다. 정기국회도 넘기면 민생과 경제 회생에 대한 시장심리 자체가 식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특히 현재 국회에 산적해 있는 민생 법안중엔 이견이 큰 것들도 적지 않다. 아주 시급한 산재보상보험법,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안 등도 그렇다. 따라서 이와 같은 이견을 수렴해 합의에 이르려면 시간은 더욱 촉박하다는 것이다.
민생법안의 처리는 국민에 대한 국회의 책무이다. 이는 여와 야가 함께 2인3각으로 조화로이 해내야 하는 공동작품이기도 하다. 그다지 기대는 하지 않지만 솔로몬의 지혜가 나왔으면 하고 은근히 바라는 심정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