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환영”
“시조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환영”
  • 영광21
  • 승인 2014.09.29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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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 (사)대한시조협회 영광군지회장

불갑산상사화축제 첫날인 19일 영광읍에서는 전국의 시조인이 참석해 시조나 가사, 가곡 등의 실력을 겨루는 정가경창대회가 열렸다.
우리 전통음악이면서 일상생활에서 접할 기회가 많지 않아서인지 개념 이해부터 어려운 정가에 대해 김인호(81) 대한시조협회 영광군지회장은 “정가는 옛날 선비들이 썼던 고전시조 등에 음률을 붙인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며 “어떤 음률을 붙이냐에 따라서 시조, 가사, 가곡 등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한다.

정가중에서도 김 회장은 시조를 가장 즐긴다. 전국대회에서 대상 등 많은 상을 받았고 지금은 각 지역에서 열리는 정가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기도 하는 김 회장이 시조를 처음 접한 것은 7년 전.
“나한테서 뻗은 넝쿨이 50명이나 돼요”라고 웃는 김 회장은 군남면 도장리에서 농사를 지으며 8남매를 키워낸 평범한 농부였다. 3남5녀중 아들 셋을 모두 대학에 보낼 정도로 부지런하고 성실한 삶을 살아왔던 김 회장이 시조를 배운 것은 70대 중반에 접어들었을 때다.

당시 영광군의 지원으로 2년째 영광노인복지회관 옆 쉼터 건물에서 시조교실이 운영되고 있었는데 동네주민의 제안으로 취미삼아 다니기 시작한 것이 김 회장에게 새로운 세상이었다.
평생 가정과 자식들을 위해 살아온 70대 노인이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인생을 살기 시작한 것.
김 회장은 “뒤늦게 시작한 취미생활이었지만 시조에 얼마나 빠졌는지 화장실에서까지 녹음기를 틀어놓고 연습했을 정도다”고 회상한다.

그러면서 제주도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혼자 몸으로 해남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해 해남에서 제주도로 배를 타고 또 제주도에서 대회 장소까지 택시를 타고 갔던 고생을 떠올린다.
오죽하면 김 회장이 당시 자신의 모습을 “거의 반쯤 미쳐있었다”고 말할 정도일까. 이날 김 회장은 출전부문에서 1등을 거머쥐었다고. 평생 자식교육을 위해 살아온 시골농부가 몇년 사이에 큰 상을 받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지 직접 보지 않아도 상상이 됐다.


그리고 지난 2012년부터는 회원들의 추대를 받아 (사)대한시조협회영광군지회 회장을 맡고 있다. 회장을 맡으면서 그의 고민은 영광지역에 시조를 알리고 보다 많은 시조인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 회장은 “시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울 수 있다”며 “전문강사의 지도로 무료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니 언제라도 시조협회를 찾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학생들에게 공부하라는 뜻으로 말하는 “배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이 수정돼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칠순을 훌쩍 넘은 나이에 시조를 배워 즐거운 인생을 살아오고 있는 김인호 회장이 있기 때문이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