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신뢰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 살리길
국회가 신뢰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 살리길
  • 영광21
  • 승인 2014.10.30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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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국정감사가 지난 27일에 끝났다.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진통으로 시간에 쫓기는 와중에 사상 최대규모인 627개 기관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부실국감이라는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별다른 구설수 없이 진행됐고 방산비리의 문제점을 부각시키는 등 나름의 성과도 있었다. 국회가 국감에 최선을 다했다고 할 수 없는 만큼 남은 정기국회 일정에서는 국민의 신뢰회복을 위해서 더욱 매진해야 한다.

국회는 당장 세월호 3법, 즉 세월호특별법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그리고 범죄수익 은닉 규제와 처벌을 위한 이른바 유병언법의 이달말 처리 약속을 지켜야 한다. 세월호특별법은 특검 후보군 추천에 유족 참여 허용여부 등을 놓고 또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해양경찰청의 존폐를 놓고 여야 간의 주장이 맞서 주춤거리고 있다.

하지만 대승적 결단이 있다면 결코 풀지 못할 사안이 아니다. 그런 점에서 29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새해 예산안 시정연설과 여야 지도부 회동이 주목된다. 세월호 3법의 원만한 처리를 계기삼아 산적한 민생법안들의 처리에도 속도를 내야한다.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한 30여개 법안은 물론이고 뜨거운 감자로 급부상한 공무원연금 개혁법안에도 지혜를 짜내야 한다.

국회는 29일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3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 31일부터 대정부 질문을 이어간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다음달 6일부터 부문별 예산안 심의에 들어간다. 특히 올해는 개정 국회법에 따라 다음 달까지 예산안 심의를 마무리하지 못하면 12월1일 본회의에 정부 원안이 자동 상정되기 때문에 여야가 정쟁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국회의 무능과 무책임에 지친 국민들의 정치불신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여야는 세월호 3법처리의 약속 시한을 지키고 나아가 내년 예산안과 각종 민생법안 심의에 충실히 임하기를 기대한다. 국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모습을 보일 때 땅에 떨어진 국회에 대한 신뢰는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국회 정보위의 야당 간사 신경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가권력이 마음만 먹으면 모두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무서운 나라에 살고 있다”며 발표한 국가정보원의 끔찍한 정보사찰 문제를 제기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신 의원은 28일 업데이트 된 <장윤선의 팟짱>에 출연해 안전행정부 등 모든 정부기관에 자료를 요청해 확인한 결과 “국민(정보주체)의 사전동의가 필요 없는 방법으로 정부가 들여다보는 개인정보 관련 서류들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며 “정부 부처로 따져도 전 부처가 해당되며 서류는 그야말로 각종 서류”라고 말했다. 신 의원이 이 같은 국정원의 개인정보 사찰 실태를 폭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제는 정부당국이 개인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무단으로 정보를 열람하고 개인정보를 들여다봤다는 처분통지서조차 보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국민들은 국가가 어떤 목적으로 개인의 정보를 들여다보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 개탄스럽다.

박찬석 / 본지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