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름에 겨운 국민들에게 단비를 선사하길
시름에 겨운 국민들에게 단비를 선사하길
  • 영광21
  • 승인 2014.11.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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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세월호 3법을 마무리하면서 예산국회가 본격화됐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6일 새해예산안건을 상정해 약 한달간 이른바 예산전쟁을 벌일 것이다. 각 상임위원회는 이미 내년도 예산안 심의에 들어갔다.
정부가 제출한 새해 예산안규모는 376조원으로 올해보다 5.7% 늘어났다.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적자재정을 편성했는데 적자규모가 33조6,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이 추락하고 실물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일본의 양적완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대비 등 예산국회가 할 일은 태산이다. 더욱이 올해는 개정 국회법에 따라 이달 말까지 심의를 마치지 못하면 12월1일 정부 원안이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그래서 1분1초도 허비할 시간이 없다.
그러나 벌써부터 기싸움이 시작됐다. 여당은 현정부에 힘을 실어주겠다며 예산안 지키기에 주력할 방침인데 반해 야당은 디엠지(DMZ) 평화공원 조성사업 등 일명 박근혜예산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담배세 인상 등 부수법안을 놓고서도 여야의 입장이 엇갈린다. 생산적인 논쟁 대신 정쟁으로 흐를까 우려된다.

그동안의 예산국회는 한달 내내 싸움만 하다 마지막 순간 의원들의 민원쪽지를 받아주는 선심성 증액을 되풀이했었다. 여야 모두 올해는 절대로 쪽지예산이 없다고 약속했으니 반드시 지켜 국민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법 논란으로 6개월을 허비한 국회는 법정시한 위반과 예산 나눠먹기라는 구태를 반복할 경우 감당 못할 국민적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미국이 그동안 펴온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기부양을 위해서 사상최대 규모로 시행했던 미국의 유동성 확대정책이 마침내 마무리되는 셈이다. 이럴 경우에 세계 경제는 물론이고 우리 경제에도 큰 변화가 올 전망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우리는 국회의 예산 전쟁과 국외의 무역전쟁을 동시에 치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가 4일부터 열리고 있다. 이번 회의의 핵심 쟁점은 미국의 양적완화가 언제 종료될지 여부이다. 만일 종료가 선언되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만의 일이다. 일단 이번 회의에서 양적완화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 변할지 모르는 요소가 도처에 널려 있어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08년 말부터 모두 3차례에 걸쳐 양적완화조치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약 4조달러를 시장에 투입했다. 이런 정책기조에 전환이 시작된 것은 지난해 말부터이다. 경제지표 개선에 자신감을 가진 연방준비제도는 자산매입규모를 줄이면서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것이라고 보면 된다. 이어 경기회복 속도에 따라서 내년 중반부터는 금리인상에도 나설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미국의 통화정책이 급변하면 한국이 아시아국가 가운데 가장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와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신흥국에 몰린 자금이 대거 환류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 그리고 금융계는 양적완화 종료 후 충격에 대비하는 전략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때이다.
이런 중차대한 시점에 열리는 예산국회인 만큼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여 처리해야 할 것이다. 각종 악재로 인해 국회에 염증을 느껴 시름에 겨운 국민들에게 공염불이 될지언정 단비를 선사하길 은근히 기대해 본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