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꿈을 갖고 밝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이 꿈을 갖고 밝게 자랐으면 좋겠어요”
  • 영광21
  • 승인 2014.12.3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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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애<백수남초 돌봄교실 교사>

“선생님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요?”
“선생님 다 했어요!” “선생님 도와주세요~”.
선생님을 찾는 아이들의 소리로 야단법석인 가운데 “응 잠깐만 기다려~”하고 상냥하게 타이르는 목소리가 들린다. 백수남초등학교에서 방과후 돌봄교실 교사로 일하고 있는 홍순애(44)씨다.
아들이 둘이면 엄마가 깡패가 된다는 말이 있다는데 남자아이들만 9명을 돌보는 홍씨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홍씨는 “평소 꿈이 어려운 아이들을 돌보는 아동복지시설과 같은 곳을 운영해 보는 것이었다”며 “우연한 기회에 돌봄교실 교사로 일하게 됐고 이 일이 평소 정말 하고 싶어했던 일이었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녀가 돌봄교실 교사로 일하기 시작한 것은 7년 전. 평범한 가정주부로 1남1녀의 자녀들을 기르며 살던 그녀는 사회복지사 공부를 시작했다. 당장 무언가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어릴 적부터 꿈이었던 아동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기 위한 준비였다. 그런데 마침 공부를 마치자마자 군남초등학교에서 돌봄교실 교사 채용소식이 들려왔다.
홍씨는 “군남초등학교에서 3년 근무하고 백수남초등학교에서 4년 가까이 일해 지금은 경력 7년차 돌봄교실 교사다”며 “오전에는 집안 일을 할 수 있고 오후에는 아이들과 만나며 내 일을 할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자랑한다.

돌봄교사로 일하는 지난 7년 동안 홍씨에게는 참 많은 변화가 있었다.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다양한 교육을 하기 위해서 종이접기, 동화구연, 전래놀이, 풍선아트, 그림책지도사 등 1년에 3~4개에 이르는 자격증을 획득했다. 그녀가 열심히 공부한 만큼 돌봄교실 프로그램도 보다 다양해졌다. 올해는 전래놀이 시간을 따로 정해 즐겁게 수업하기도 했다고.
홍씨는 “우리 돌봄교실 대상 아동들이 저소득가정이나 조손가정이다 보니 방과후에 집에서 살펴줄 수 없는 공부를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학교에 있는 엄마선생님으로 우리 아이들을 돌보고 싶다”고 전했다.

백수남초 돌봄교실 9명의 아들들의 엄마를 자처한 홍씨는 11남매의 엄마가 됐다. 때론 운동장에서 같이 뛰놀며 축구도 하고 같은 교실 친구들끼리 싸우면 따끔하게 혼내기도 하며 엄마처럼, 친구처럼 함께 한다. 그런 그녀의 바람은 아이들이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을 갖고 바르게 자라나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이 나를 통해서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바라보는 눈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아이들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가 노력하는 만큼 이로 인해서 희망을 갖고 꿈을 키우면서 자랐으면 해요. 언제나 밝고 행복한 아이로요.”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