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들은 주민에게 애정 가져야 해”
“공직자들은 주민에게 애정 가져야 해”
  • 영광21
  • 승인 2014.12.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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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홍 / 전염산면장

“영광이요? 내가 맛있는 차 한잔 사야겠네. 만납시다.”
장석홍 전염산면장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는 영광이라는 말에 반색을 했다. 전남도청 소속 공무원으로 퇴직할 때까지 공직생활 동안 면장으로 유일하게 근무한 곳이 바로 영광 염산이었던 터라 인연도 깊고 추억도 많은 덕분이다.
장 전면장은 2002년 의회 전문위원으로 발령받아 2년간 일하다 염산면장으로 2004년 1월부터 2005년 1월까지 1년간 재임했다. 염산면에 근무한 것은 1년에 불과하지만 이곳에서의 추억은 셀 수 없이 많다.

장석홍 전면장은 “태풍예보를 듣고 주요 위험지역을 살피기 위해 두우리 상정마을을 찾았는데 마을 앞 방파제가 파도에 쓸려 무너져 마을이 큰 수해를 입게 생긴 것을 발견했다. 부랴부랴 긴급 직원회의를 소집하고 관련 업체에 연락해 응급복구를 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한다.
만약 예찰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주택이나 농경지가 침수되는 등 큰 사고가 발생할 뻔 했던 아찔한 상황이었다.

여기서 알 수 있듯 장 전면장은 현장형 행정가였다. 산불조심 홍보기간에는 주말에도 쉬지 않고 매일 오후 마이크를 들고 관내 순찰을 나섰다. 또 면사무소 옆에 조그마한 숙직방을 만들어 광주로 출퇴근하는 대신 염산에서 생활하는 등 면민과 함께 생활하며 면정을 펼치기도 했다.
장 전면장은 “아침 일찍부터 보건소를 찾은 어르신들이 찬 바닥에 앉아 진료를 기다리는 것이 안쓰러워 면장실에 난로를 켜고 따뜻하게 기다릴 수 있게 했는데 고맙다는 뜻으로 참기름 등을 가져다 주시기도 했죠. 그럼 저는 또 그냥 받기 죄송스러워서 1~2만원씩이라도 용돈을 드리곤 했었던 일이 기억나요. 어르신들께서 참 많이 도와주시고 사랑해주셨죠”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1년 동안 임기를 마치고 도청으로 다시 발령받아 염산면을 떠났다. 그러나 도청에서 염산지역의 기독교 순례성지를 관광벨트화 하는 정책제안을 냈다. 몸은 영광을 떠났지만 기독교 순례지인 염산을 알리고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했던 것.
“지금 염산에 사람들이 많이 오죠?”라고 확인하며 환하게 웃는 그다.
장 전면장은 지난해 함평부군수로 퇴직하고 영어회화와 수영도 배우며 그 스스로 “축제의 인생”이라고 부를 만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도 후배들에게는 “공직자들은 기본적으로 주민에 대한 인간애를 지녀야 한다. 또 항상 현장을 살펴보고 주민들을 만나면 그 안에 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열정을 갖고 있하길 바란다”고 조언을 전했다.
이서화 기자 lsh122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