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댓글 판사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막말댓글 판사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
  • 영광21
  • 승인 2015.02.2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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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 황당해서 믿기 힘든 일들이 현실에서 종종 벌어진다. 어쩌다보면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지만 이번은 도가 지나쳤다. 법조계에서도 엘리트급이라는 한 현직 부장판사의 저질 막말 댓글 파동은 우리 사회가 공유하던 상식적인 몇몇 믿음들을 송두리째 흔들어버렸다.
그 여파로 인해 정치적 악성댓글과 막말 등으로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현직 부장판사를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그렇잖아도 법원과 법관을 둘러싼 추문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이번 사건은 해도 너무했다. 사채업자로부터 수억원을 상납 받은 법관이 구속된 게 불과 며칠 전이었다. 이번에 문제가 된 중견 법관은 지난 2008년부터 익명의 인터넷 공간에서 극우성향의 댓글 수천건을 써왔다. 원색적인 표현들로 지역감정을 부추기며 고문이나 불법까지 용인하는 듯한 글들까지 제멋대로 지껄여 놨다.

‘노무현 대통령은 투신의 제왕’, ‘세월호 유가족은 촛불 폭도’, ‘박통, 전통 때 물고문 하던 때가 좋았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도끼로 쪼개버려야’ 등 표현의 자유는 모두의 것이지만 법관들에게는 보다 엄격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사람의 잘잘못을 가려내는 법관이 특정 현안들에 대해 공공연히 개인적 생각을 드러낸다면 재판의 공정성을 해친다는 염려 때문이다. 법관윤리강령은 그래서 인터넷 공간에서도 법관은 정치사회적 현안들에 대해 입장을 밝히면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규정은 물론 사회적 상식까지 배반하는 이런 일들은 왜 생기는 걸까? 과중한 업무와 남다른 도덕성에 대한 부담에 짓눌려 잠시 일탈을 꿈꾼 걸까? 특정법관의 돌출행동이라기에는 사안이 너무 중대하다. 1회성 사건으로 보기에도 그 빈도가 너무 잦다. 이대로 놔두면 그 치명적인 대가는 바로 법원에 대한 신뢰상실로 이어질 것이다. 법원과 법관이 사회공동체를 유지하는 마지막 보루라는 공동체의 믿음이 사라지는 것이다.

법원 정체성의 일대 위기 앞에 이제 누가 나서야 할까? 문제를 해결할 책무는 결국 법원 스스로에게 있다. 지금의 곤란한 상황을 솜방망이 처벌로 또 넘기려한다면 나중에 더욱 비싼 대가를 치를 것이다. 법원의 존엄과 법관의 권위를 지켜낼 드높은 도덕성의 울타리를 사법부가 이번에는 꼭 세워줬으면 좋겠다.
한 인터넷 포털에 시애틀에 거주한다는 교민 권씨가 ‘악플러 부장판사를 처벌해야 하는 이유’라는 글을 올려 화제다.
권씨는 “판사는 표현의 자유도 없는가 하는 이야기가 나올 만합니다만 글쎄요. 지역감정이라는 편견은 한국사회의 통합을 저해하는 가장 저열한 덫이라는 사실에 대부분의 사람이 동감한다는 것을 전제할 때 이 판사의 행위는 사회 정의를 세워야 할 판사라는 직분에 비춰보면 절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고 비난했다.

한편 법률 전문가들은 이 막말댓글 판사의 댓글을 쓴 행위나 내용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 사이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국가공무원법 위반, 품위유지, 성실의무를 어긴 법관윤리강령 위반 등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온 국민이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