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사태 늦었지만 이제라도 …
메르스사태 늦었지만 이제라도 …
  • 영광21
  • 승인 2015.06.05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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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점입가경으로 흘러가고 있다. 6월2일 2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3차 감염자도 2명으로 확인됐다. 확진자만 25명, 격리자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그 와중에 대통령은 여전히 특유의 ‘유체이탈화법’으로 관계기관 공무원들을 질타하고 나섰다.
질병관리본부에 대한 불신은 늘어만 가고 있으며 국민들의 불안은 실시간으로 폭증하고 있다. 역시나 각 매체들의 경마식 보도도 쌓여 간다. 이 메르스의 공포가 어디까지 전염될지, 또 실제로 얼마나 많은 환자들을 낳을지 예측 불가능한 상태다.
그렇게 언제나 현실은 영화를 넘어선다. 이 나라 대한민국은 더할 나위 없어 보인다. 이번 메르스사태를 두고 이미 우리가 확인 가능한 몇몇 사실들이 소름끼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어서다.

사망률이 40%일만큼 치명적인 신종질병 메르스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사망자가 생겼고 3차 감염마저 현실화 됐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는지, 우리 보건방역분야의 후진성이 실로 개탄스럽다.
우리가 사실상 메르스 무방비상태에 빠진 가장 큰 책임은 물론 보건방역당국에 있다. 발병 초기에 너무 안이하고 심지어 무책임했다.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으면 의심단계에서 기민하게 대응해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방역당국은 우물쭈물하다 2차 감염을 막을 골든타임을 놓쳤다. 뼈아픈 방역실패였다.
보건당국은 이제라도 정신차려야 한다. 3차 감염 확산을 막으려면 우선 의료기관내 전파차단에 집중하면서 지역사회로 전염되지 않도록 방역체계를 총동원해야 한다. 의심지역의 휴교나 휴업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국민적 신뢰상실은 물론 국가기관으로서의 존립근거마저 의심받는다. 국민 개개인의 주의와 경계도 당연히 필요하다. 전염병차단의 기본원칙인 손씻기에 인색해서는 안된다. 기침할 때 코와 입에서 분비물이 튀어나가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발열과 기침 등 메르스가 의심되면 보건소나 지역 의료기관을 빨리 찾아가야 한다. 질병예방법을 숙지해 유사시 행동에 옮기는 것이 스스로와 우리 이웃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책이기 때문이다.

메르스 같은 신종 감염병은 예측불가능해서 상시대비체제가 긴요하다. 유사시 신속하게 대응하도록 조직을 재정비하고 인력과 시설 그리고 필요한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복지에 매달려 보건을 등한시한 결과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상황이 급한만큼 지금은 모두가 힘을 합해 메르스 확산방지에 총력을 다해야 할 때이다.
정부의 초기대응의 허점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메르스가 의심된다는 의사의 보고를 지속적으로 무시했을뿐더러 메르스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면 “당신이 책임져라”는 망언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르스 진단키트는 지금까지도 질병관리본부에서만 보유하고 있다. 정부는 메르스로 확진이 된 이후에도 접촉자들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해 많은 2차 감염자를 양산했을 뿐더러 격리대상자를 출국시켜 국제적 망신을 샀다.
이 와중에 박근혜 대통령은 14일부터 18일까지로 예정된 방미 일정을 강행할까.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 착한 국민들은 보건복지부의 발표처럼손 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감염예방수칙이나 잘 지키며 공포와 불안에 떠는 수밖에 없을지 모를 일이다.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