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선제적 대응이 마땅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선제적 대응이 마땅
  • 영광21
  • 승인 2015.07.0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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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잔뜩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리스만 걱정할 때가 아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디폴트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근근이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 경제가 올해를 고비로 성장률이 둔화되고 통화 완화정책의 피로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러한 이유로 정부는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으로 끌어내리고 각종 규제를 풀어 되살아나기를 기대했던 우리 경제가 대형 악재를 만났다. 바닥을 잊은 엔화 약세는 우리 상품의 경쟁력을 떨어뜨려 지난달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나 줄었다. 올 들어 5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여기에 메르스라는 돌발 변수가 등장하면서 관광과 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예상한 2분기 1% 성장세도 낙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웃나라들의 예를 봐도 짐작이 가는 대목이다. 지난 2003년 사스, 중증 호흡기증후군이 발생했던 중국과 홍콩, 싱가포르의 경우 질병 발생 직후 경제성장률이 급락세를 기록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사스가 그해 아시아 전체의 경제성장률을 0.6% 끌어내렸다고 추정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미국과 일본처럼 제조업을 되살릴 수 있는 정책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본 상품에 밀려 앉은자리에서 돈을 까먹는 수출기업으로서는 절박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난 4일 열린 경제 점검회의에서 정부가 내놓은 대책은 기업이나 가계가 체감하는 위기감과는 온도차가 있어 보인다. 메르스로 인한 피해 업종이나 계층에 대한 맞춤형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을 뿐 메르스가 경제에 주는 피해를 아직 정확하게 가늠할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빚을 갚지 못해 디폴트에 빠질 위험이 큰 국가로 거론되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해 방만한 재정으로 대규모 부채와 구조적 저성장 문제를 보이는 유로존 국가들, 특히 이탈리아와 포르투갈 등이 위기국으로 지목됐다.

이와 함께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내 금리인상에 나서면 자본유출 위험이 심각할 것으로 평가되는 터키 등도 위험국가로 분류된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디폴트 위험이 큰 국가로 분류되는 국가는 모두 9곳이다.
미국의 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21개 등급중 17번째 등급 이하로 분류한 국가는 등급이 높은 순서부터 보면 아르헨티나, 파키스탄, 벨라루스, 그리스, 자메이카, 벨리즈, 쿠바, 베네수엘라, 우크라이나 순이다.
아르헨티나는 이미 지난해 모든 채권단에 대한 상환을 요구한 미국 법원의 결정을 거부하면서 이미 ‘기술적 디폴트’에 빠진 상태고 우크라이나는 지난주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디폴트스왑 프리미엄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신용파생상품시장에서 보험지급을 촉발하는 ‘신용사태’가 발생했다. 이 나라는 7월 디폴트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한폭탄이 됐다. 베네수엘라도 심각하다.

이달에 내놓을 예정인 정부의 종합 수출대책에 과연 뾰족한 해법이 담길지도 의문이다. 이대로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될 일이다. 메르스로 인해 우리경제가 더 큰 충격에 빠지지 않도록 모든 수단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비상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병에 쓰는 약도 때를 잘 맞춰야 한다. 금리를 더 낮출 것인지, 추가 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인지, 수출기업들에게는 어떤 지원책을 내놓을 것인지, 경제를 되살릴 선제적 대응이 시급하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