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도약은 말의 성찬이 아닌 실천에 달렸다
새로운 도약은 말의 성찬이 아닌 실천에 달렸다
  • 영광21
  • 승인 2015.08.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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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광복절 70주년 경축사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설계도라 할 수 있다. 모든 분야마다 미래를 강조하며 우리나라가 이제는 새로운 미래를 향해 도약할 시점임을 천명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아베 일본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와 관련해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다고 지적하면서도 “동북아와 세계평화를 위해 한일 양국이 함께 공헌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관계의 열쇠를 미래에서 찾아보자는 제안인 만큼 향후 일본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에 대해서도 대통령은 미래를 얘기했다. 북한이 비무장지대에서 지뢰 도발을 일으킨 것이 불과 며칠 전이지만 오히려 비무장지대에 하루속히 평화의 씨앗을 심자고 말했다.
한반도의 자연재해와 안전문제도 함께 대응해 나가자고 제의했다. 남북이 하나가 되면 한강의 기적을 넘어 한반도의 기적을 이룰 수 있다는 호소는 어떻게 보면 타당성이 있는 것 같지만 내면을 보면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북한에 대한 비판으로 시작했다. “지금 북한은 세계의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숙청을 강행하고 있고 북한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비판 뒤에 “그러나 만약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민생향상과 경제발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며 남측 이산가족 6만여 명 명단 일괄 전달, 금강산 면회소를 통한 이산가족 수시 상봉, 비무장지대(DMZ) 생태평화공원 조성, 남북 보건의료와 안전협력체계 구축, 수자원과 삼림관리 협력, 민간 차원의 문화·체육교류 활성화 등을 제안했다.
하지만 이번 대북 제안은 북측이 격렬하게 거부했던 지난해 3월 드레스덴 연설과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
박 대통령은 드레스덴 연설에서 “경제난 속에 부모를 잃은 북한 아이들은 거리에 방치돼 있었고 추위 속에서 배고픔을 견뎌내고 있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자유와 행복을 위해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는 탈북자들이 있다”고 비판한 뒤 남북한 주민의 인도적 문제해결, 남북 공동번영을 위한 민생 인프라 구축, 남북한 주민간 동질성 회복 방안 등의 3대 제안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5일 70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다.
그녀의 말처럼 광복과 분단 7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날’에 한 연설이라는 점에서 볼 때 대북 메시지의 초점이 뚜렷하지가 않다. 그야말로 어정쩡함의 극치를 보여준 연설이었다.
박 대통령이 경축사를 통해 미래를 말하면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그리고 4대 개혁의 완수를 맨 먼저 강조한 것은 일면 의미 있는 배치로 보이지만 국정목표를 차질 없이 완수했을 때 비로소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열릴 수 있음을 말로만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지난 70년은 박 대통령이 묘사한 대로 참으로 위대한 여정이었다.
이제 새로운 도약을 위한 대장정에 나서는 대한민국이 또 한번의 기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하나가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정부는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의 경축사가 말의 성찬에 끝나지 않도록 말이다.

 

박 찬 석 / 본지 편집인oneheart@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