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와 행복이 넘치는 삶 살아야죠”
“여유와 행복이 넘치는 삶 살아야죠”
  • 영광21
  • 승인 2016.05.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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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 묘량면 박창삼·김경자씨 부부

아기자기한 돌담이 길게 늘어선 골목을 지나 꽃과 나무가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는 묘량면 효동역사문화마을 한켠에 자리잡은 예쁜집이 있다.
지난 2014년 귀농해 진정한 삶의 여유를 찾아가고 있는 박창삼(59)·김경자(54)씨 부부.
서울에서 30여년간 공직생활을 했던 남편 박창삼씨가 퇴직후 쉴 곳을 찾다가 귀농까페에서 영광을 알게 돼 귀농을 하게 됐다.
남편 박창삼씨는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인심 좋고 공기 좋은 곳을 찾다가 영광에 오게 됐습니다”라며 “농사라고 하기에는 조금 부끄럽지만 60여평의 밭에 여러 가지 작물을 심고 키우는 재미에 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시골출신이지만 학창시절 이후로 쭉 도시생활만 했던 부부에게 연고도 없는 영광은 추위에 몇달간 몸이 아파 적응하기까지 꽤 시간이 걸렸을 만큼 낯선 동네였다.
하지만 공기가 좋은 마을에서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다보니 건강은 어느새 회복됐고 조금씩 삶의 재미도 되찾았다.
아내 김경자씨는 “도시에서 살 때는 시장에 가면 깨끗하게 다듬어진 채소를 사서 먹었는데 여기는 씨를 뿌리는 것부터 키우고 다듬어서 먹어야 하니까 정말 힘들더라구요”라고 말한다.

낯선 곳에서 찾는 여유
부부는 집주변에 마련한 땅에 양파, 마늘, 고추, 상추 등 식생활에 꼭 필요한 채소 몇가지를 심고 아로니아 등 각종 과일나무를 심어 키우고 있다.
남편 박창삼씨는 “아내와 함께 산으로 고사리도 꺾으러 다니기도 하고 지금은 칠면조와 백봉오골계를 키우는 재미로 살고 있습니다”라며 “우리 가족이 먹을 먹거리를 키우면서 오랫동안 즐기지 못했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라고 얘기한다.
부부는 영광5일장에 갔다가 특이한 모습에 반해 칠면조 2마리와 백봉오골계를 구입해 키우기 시작했다. 하얀털이 매력적인 백봉오골계가 알을 낳아서 품고 부화시키는 모습을 보는 재미에 부부는 푹 빠져 있다.
또 집뒤의 넓은 잔디밭에서 진돗개 ‘기백이’가 뛰놀고 한켠에는 작은 토끼들이 자리를 잡고 살고 있어 부부의 소소한 행복이 이곳저곳에서 솟아나고 있다.
“도시생활보다는 시간적 여유가 많고 워낙 공기가 좋다보니 도시에서 지인들이 많이 찾아옵니다”라며 “밖에 나가서 사먹는 것보다 집에서 해먹는 것이 더 좋아서 아내가 고생을 많이 합니다”라며 웃는 남편 박창삼씨.

함께 하는 즐거움을 만끽
집을 한번 다녀간 지인들은 또 놀러오고 싶다고 말할 만큼 부부의 삶은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마을사람들과도 자주 왕래는 어렵지만 종종 마을행사에 참여해 서로 인사도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박창삼씨.
아내 김경자씨는 “휴식을 위해 멀리 영광까지 온 만큼 여유로운 생활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남편 박창삼씨도 “지금처럼 여유롭게 사는 것이 행복 아닐까요”라며 웃는다.
부부의 바람처럼 많은 것을 이루지 않아도 소박한 행복이 늘 함께하는 삶이 되길 기대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