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며 사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어요”
“나누며 사는 것만큼 좋은 것은 없어요”
  • 영광21
  • 승인 2017.02.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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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록임 <백수읍 양성2리 부녀회장>

백수읍 양성2리 부녀회장은 하루가 늘 바쁘다. 경로당에 간장이 떨어져도 출동, 식용유가 떨어져도 출동, 이웃집 어르신이 병원에 간다고 해도 출동이다.
홀로 사는 어르신이 많은 백수읍 양성2리에서 3년째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정록임(76) 부녀회장.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멋진 운전 실력을 뽐내며 마을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61세에 운전면허 취득후 차를 구입하고 나서부터 13년째 마을주민들의 손과 발이 되주고 있는 정록임 부녀회장.
정 부녀회장은 “6남매를 키웠는데 막내아들까지 다 가르치고 나니 삶의 낙이 없어졌어요. 그래서 단 3년이라도 내 인생을 살아보자 해서 책을 사다 공부해서 면허를 땄어요”라고 말한다.
필기시험은 4번째, 주행시험은 3번째에 합격한 정 부녀회장은 낮에는 활동을 하고 밤에 운전면허를 공부하며 주경야독으로 면허를 취득했다.
정 부녀회장은 “한 3년전에 기름값이 1,900 ~ 2,000원까지 올랐을 때는 5만원 어치 넣고 영광 3번 갔다오면 기름이 떨어 졌었어요”라며 “아들, 딸들이 준 용돈을 모아서 기름을 넣고 다니죠. 누가 기름값을 주겠어요”라고 얘기한다.
병원, 목욕탕, 시장 등 마을주민들의 요청이 있을 때마다 정 부녀회장은 운전대를 잡는다. 운전경력만 어느덧 15년차에 접어들었고 지금은 베테랑 운전자 못지않은 실력을 뽐낸다.
정 부녀회장은 “나는 운전대만 잡으면 마음이 차분해져요”라며 “지금은 마을 인근에 마트도 생기고 읍사무소에 목욕장도 생겨서 자주 나가지는 않고 필요할 때만 나가고 있어요”라고 웃는다.
몇해전 가벼운 접촉사고 외에는 지금까지 큰사고 한번 없이 늘 안전운전을 해왔기에 마을주민들은 더욱 부녀회장을 믿고 찾는다.
“우리 아들, 딸들도 처음에는 말리더니 지금은 조심히 하라고만 해요”라며 “사위가 차도 바꿔주고 아들, 딸들이 용돈도 잘 주니까 덕분에 봉사도 할 수 있어요”라는 정 부녀회장.
처음에는 많이 드는 기름값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지만 이웃에게 베풀며 사는 것이 자녀들에게 복이 돼 돌아올 것이라 믿고 마음을 비우니 오히려 봉사가 더 즐거워졌다고.
마을주민들은 “마을경로당 보수하는 것부터 모든 일을 다 나서서 하니 우리는 늘 고맙죠”라며 “마을이장 못지않게 일을 많이 하고 참 잘해요”라고 입을 모은다.
정 부녀회장은 “오랫동안 해온 일이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인 만큼 부녀회장을 그만둔다고 해도 내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는 마을을 위해서 봉사하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은혜정 기자 ehj5033@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