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생 하나된 농악 한마당!
모든 학생 하나된 농악 한마당!
  • 영광21
  • 승인 2018.10.1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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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남초 우도농악부

양반 탈을 쓰고 앞서가는 아이들은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며 흥을 돋웠고 꽹과리와 장구소리가 원을 그리며 맴도는 동안 열두발이나 되는 긴 종이가 하늘을 갈랐다.
상모 끝에 달린 새하얀 종이가 채찍질하듯 터져 나올 때마다 무대는 순백의 물감이 아로새겨진 한폭의 그림이 완성됐다.
군남초 학생들의 농악 한마당은 평소에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자리였다. 한명의 아이도 빠짐없이 모두 제 역할이 있었다. 학생들은 저마다 이 무대의 주인공이었다.
군남초등학교에서는 이 특별한 무대를 벌써 15년째 갖고 있다.
군남초 우도농악부(강사 박수복)는 50여명의 모든 전교생들이 똘똘 뭉쳐 우도농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들에게는 판꾼놀음을 전승하고 있어요. 사물놀이는 주어진 악기만 다루는 반면 판꾼놀음은 꽹과리, 장구를 치거나 잡색탈놀음도 하고 상모도 돌리며 다양한 놀이가 어우러지는 농악 한마당을 말해요. 꽹과리가 적성에 맞지 않은 아이들은 장구를 쳐볼 수도 있고 탈을 쓰고 춤을 출 수도 있어요.” 박수복 강사의 말이다.
군남초 우도농악부는 실력을 떠나 모든 아이들이 주인공이 된다. 성적에 따라 줄 세우기에 익숙했던 아이들에게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공부에 자신감이 떨어지거나 소외된 아이들도 농악 한마당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다.
“아이들이 즐겁게 어우러질 수 있는 무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에요. 좋은 성적, 높은 수준을 강요하는 것은 어른들의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우선 즐겁고 행복한 무대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아이들이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나가니 성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매년 농악대회에 출전해 수많은 상을 휩쓸어 왔다. 지난해에는 강진에서 열린 도대회에 출전해 13개팀들을 모두 제치고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군남초 학생들은 모두가 하나가 돼 전통을 계승하는 특별한 무대가 계속되길 바란다.
학생들은 “농악을 배우는 날이 늘 기다려져요. 올해는 대회에 나가 아쉽게 상을 타지 못했는데 열심히 연습해서 내년에는 꼭 상을 타고 싶어요”라고 입을 모은다.
김진영 기자 8jy@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