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와 노후, 나다운 삶은 어떻게 사는가?
은퇴와 노후, 나다운 삶은 어떻게 사는가?
  • 영광21
  • 승인 2019.09.1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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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여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은퇴자 생활을 한 지도 벌써 9년 차에 접어들었다. 세월은 쉬어가지 않고 쏜 화살처럼 빨리 간다는 말이 실감난다.
은퇴와 노후, 나와는 상관없는 먼 훗날의 일로만 여겼었는데 어느 순간 내 곁에 다가오는가 싶더니 이젠 앞에서 나를 끌고 있다. 세월의 무상함을 절감한다.
요즘 우리 사회의 화두 가운데 하나가 노후준비다. 기대수명의 증가로 은퇴 후에도 20~30년을 더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길어진 은퇴후 생활에 걸맞게 경제적 여유, 정신·육체적 건강이 뒷받침된다면 노후생활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특히 나와 같은 60대 이후 세대 대부분은 가족과 먹고 살기에도 급급해 자신의 노후준비는 꿈도 꾸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은퇴후 경제적 빈곤으로 70세가 넘어서도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가 하면 건강을 잃고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보내는 사람도 있다. 여가를 제대로 즐길 줄 모르고 주위 사람과도 어울리지 못해 외톨이로 고독하게 노후를 보내는 사람도 많다.
가족 간의 소통에도 익숙하지 못해 따돌림 당하고 부부간에 갈등이 심화돼 황혼이혼이니, 졸혼卒婚이니 하며 늘그막에 파탄난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그래서 노후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나 역시 은퇴후 노후준비는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은퇴 전과 다른 삶을 사는 나에게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보곤 한다.
 “요즘 어떻게 지내?”라고. 그러면 무엇부터 말해야할지 난감하다. 반은 농담으로 “음, 오늘은 놀고 내일은 쉬고”라며 우물쭈물 대답하고 웃어넘길 때가 있다. 계획성 있는 노후를 보내지 못하고 상황에 따라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증거다.
직장을 다닐 때와 다르게 매일 주말과 휴일이 나를 찾아온다. 계획성 없이 그때그때 움직이다 보니 비효율적이다. 은퇴후 사회 적응도 둔감했다. 현직에 안주해 은퇴와 노후 준비에 대해 사전에 고민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덕도聖德道 도덕경道德經 47면 ‘경제 이치(經濟 理致)’의 말씀 중에 ‘있을 때에 준비하고 있을 때에 경제하고 / 없으면 준비할 수 없고 없으면 경제할 수 없느니라 / 사람은 준비와 경제하는 것이 내가 나를 살리는 것이요 / 내가 나를 살리는 것이 한 가정을 살리는 것이요 / 가정을 살리는 것이 국가를 살리는 것이니라’라고 하셨다. 성인의 가르치심을 배웠음에도 준비와 실천이 부족했구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
하지만 ‘늦을 때가 빠르다’라는 말이 있듯이 남은 삶을 위해 지금부터라도 하나하나 준비하고 실천해야겠다. 앞으로의 삶은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가족과 더불어 이웃과 친구 그리고 사회를 함께 생각하고 그 속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야겠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남은 삶을 후회하지 않고 나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 본다.

성덕도와 도덕경
- 성덕도 : 1952년 창립한 우리나라 민족종교로써 사람의 근본인 도덕은 삼강오륜 인의예지 실천을 중시하고 자성반성自省反省을 통해 인간고人間苦와 인간악人間惡을 해탈시키고 나아가 도덕사회 건설을 목적으로 설립된 종교단체.
- 도덕경 : 천지자연의 윤리도덕의 법으로써 인간의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규범을 정리한 경전.

우당 서 택 진
전 영광읍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