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보다 답답하고 불쌍해서 서울 갔다 왔당게”
“TV 보다 답답하고 불쌍해서 서울 갔다 왔당게”
  • 영광21
  • 승인 2019.10.10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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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개혁 촉구 10·5 서울 촛불집회 영광군민 참가기

검찰개혁과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국민들의 목소리가 9월16일 불과 몇백여명으로 시작됐지만 결국 수백만명의 촛불로 다시 타오르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상식을 지키기 위해서다.
10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던 9월28일 촛불집회는 영광에서도 몇몇 지역주민들이 개인적으로 참여했지만 결과는 100만개의 촛불이 들렸다. 이런 서울 촛불집회는 결국 개인 참가를 넘어 뜻있는 청·장년층의 의기투합으로 지난 5일에는 지역에서 조직화된 30여 주민들이 나이의 많고 적음을 떠나 ‘희망버스’를 타고 서울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
본지에서는 이날 집회에 참가한 일원의 소회를 사진과 함께 게재한다.           

/ 편집자 주


영광군민 30여명도 십시일반 희망버스 타고 상경

대한민국은 지난 2개월 동안 조국 법무부장관과 그 가족을 향한 검찰의 무자비한 먼지떨이 수사와 언론의 편파적인 뉴스로 뒤덮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까지 합세하면서 한 가족을 잔인하게 부숴갔다.
검찰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로도 부족해 지방검사까지 차출했고 70곳이 넘는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펼쳤다.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와 그 딸만 있는 자택을 11시간이 넘도록 압수수색해 여중생때 일기까지 보는 등 도저히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분노를 극에 달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국민들의 신망을 한 몸에 받았던 윤석열 검찰총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법무부장관 임명을 사실상 거부하고 상급자인 조국 법무부장관을 무시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었다. 이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국민들은 9월28일 7차 촛불집회에 전국에서 200만명이 참여해 서초동 검찰청을 에워싸며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외쳤다.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규모였다. 10만명을 목표했던 주최측도, 참여했던 시민들도 모두 놀랐다. 나라도 지켜주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던 시민들이 셀 수 없을 만큼 거리로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를 떠올리며 시민들은 환희에 들떴다.
하지만 이러한 희망도 잠시 검찰은 미봉책에 불과한 계획안으로 국민들을 기망하면서 더욱더 옥죄기 시작했다. 게다가 10월3일 자유한국당과 극우성향의 기독교단체가 광화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촛불집회의 동력을 무산시키고 지금의 정국을 계속 이어가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광군에서도 뜻있는 몇몇이 모여 서초동 검찰청에 영광군민의 목소리도 보태자는 의견을 냈고 모집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 10월5일 오전 10시30분 30명 남짓의 자발적으로 신청한 10~80대로 구성된 군민들이 만남의 광장에 모여 ‘희망버스’를 타고 서울 서초동 검찰청으로 출발했다.
희망버스라고 이름을 붙인건 함께 가셨던 모든 분들이 대한민국과 영광군의 미래에 대해 똑같은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80대를 대표해서 오셨다는 어르신은 ‘이렇게 의식 있는 청년들이 영광에 많다는 것이 너무 희망적’이라고 말씀하셨고 노인회를 대표해 오셨다는 어르신은 ‘건강과 안전이 우려돼 대표로 참가했다’면서도 평소 자한당 이름을 개명하면 공모하려고 준비한 이름을 40개씩이나 들려줘 버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처음 버스를 탈 때 가졌던 비장함이 점점 희망적으로 바뀜을 느꼈다. 11살 딸과 함께 참여한 한 아버지는 역사적인 광경을 딸에게 보여주고 싶어 참여했고, 75세 할머니께서는 TV를 보다 답답하고 불쌍하고 보는 내내 분통이 터져 참여했다고 밝히며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참여할 것이라고는 생각을 못했었다고 말했다.
그렇다 서로 몰랐지만 영광군민들 모두 비슷한 마음과 간절함을 가지고 있었다.
오후 4시부터 참여한 서초동 촛불집회는 정말 어마어마했다. 7차 촛불집회보다 2배 가까운 시민들이 전국에서 몰려들었으니 그 규모가 어떻겠는가? 서초동 일대 사거리가 빼곡히 시민들이 든 촛불과 피켓으로 채워졌고 사회자 지휘에 맞춰 장대한 몸짓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질서정연했고 평화로웠으며 즐거웠다. 그 날 최고의 퍼포먼스는 극우단체에게 빼앗겼던 태극기를 다시 우리 품으로 가져온 행사였다. 300만 시민들이 태극기 피켓을 함께 들고 외친 대한독립 만세는 3·1운동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간절히 외쳤던 목소리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행사가 진행되면서 우리는 눈으로 확인했고 확신했다.
조국을 수호하고 검찰을 개혁할 수 있다는 것을, 극우단체에게 빼앗겼던 태극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300만이 모여 펼친 거대한 몸짓은 적폐를 청산하고 정의롭고 당당한 대한민국을 위한 살풀이가 아닐까!

 

임세훈 대표
고향애愛농업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