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원전 연장 멈출 때까지 순례 계속”
“노후원전 연장 멈출 때까지 순례 계속”
  • 영광21
  • 승인 2019.11.29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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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평화 탈핵순례단, 26일 7주년 8,052㎞ 걸었다

 

한빛핵발전소안전성확보를 위한 원불교대책위 생명평화 탈핵순례단이 26일 366번째 걸음을 완성했다. 햇수로는 7년, 길이로는 8,052㎞다.
매주 월요일 영광군청 탈핵나무에서 한빛원전까지 22㎞를 묵묵히 걸었다.
생명평화 탈핵순례는 지난 2012년 11월26일 한빛원전 5·6호기에서 짝퉁부품이 잇따라 발견되자 가동중단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세상을 흔들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자는 것, 그것이 바로 그들이 7년 동안 소리도 없는 조용한 순례를 남몰래 하고 있는 이유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 1년째 되던 2012년. 한빛원전에서는 짝퉁 부품이 잇따라 발견됐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위기감이 돌았다.
원불교 영광교구 오종원 사무국장은 “미래 세대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며 “비록 작은 실천이라도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자는 목소리로 하나가 됐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들은 걷기 시작했다. 큰 소리를 내어 꾸짖는 것도, 요란한 깃발을 흔드는 것도 없었다.
그저 간절한 마음으로 조용히 길을 걸었다.
순례는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30분 시작됐다.
평소에는 10여명의 사람들이 길을 걷는다. 적을 때는 3~4명이서 길을 걷기도 하고 때론 수백여명이 모여 한번에 길을 걷기도 했지만 한 차례도 끊긴 적은 없다.
이들의 행보는 늘 같다. 오전 10시30분 군청 앞에서 기도식을 하고 영광스포티움과 백수읍 길용리 굴다리에서 식사 후 원불교 홍농교당으로 향한 뒤, 오후 4시쯤 한빛원전 정문에 도착해 기도식 후 해산한다.
처음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그들의 투쟁은 끝을 몰랐다. 형광색 옷을 입고 매주 월요일 이어지는 순례. 1년, 2년을 넘고 벌써 7년째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점차 사람들의 관심도 모이게 됐다. 사람들이 함께 걷기 시작했다. 1년이 넘자 불교·천주교·개신교·천도교도 동참했고 환경단체도 함께 했다.
초등학생에서 80대 어르신까지, 남아공에서 일본인까지 2,00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순례길에 동참했다.
오 사무국장은 “탈핵순례단의 요구는 처음부터 끝까지 같았다.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을 멈추라는 것. 이미 있는 원전은 안전한 가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는 것. 신규원전의 건설은 안 된다는 것. 바로 이 세가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