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가에 위치해 풍요로움 넘치는 노년의‘사랑방’

경로당탐방 90 / 옥당여자경로당 / <영광읍>

2007-06-14     박은정
영광읍 도동리를 지나다 보면 항아리를 예쁘게 쌓아올린 집을 발견하게 된다. 이곳을 처음 지나는 사람들은 그에 대한 사연이 궁금해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며 신기해한다.

하지만 영광사람들은 TV에도 여러번 소개된 무엇이든지 머리에 이고 다니는 김대자라는 이곳 주민이 취미로 모은 항아리란걸 대부분 알고 있다.

항아리가 쌓아진 것 말고 외관상으로는 일반 주택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집. 이곳은 도동리 어르신들이 모여 여가를 나누는 옥당여경로당(회장 조기주 사진)이 위치한 곳으로 아늑함이 넘친다.

지난 1999년 9월 지어진 이곳은 건강한 초록잔디가 곱게 깔린 마당을 가운데 두고 남자어르신들의 경로당과 구분돼 있다.

50여명의 회원이 모여 노년을 의지하는 이곳은 정부에서 지원되는 경비와 어르신들이 자체적으로 회비를 걷어 운영해나가고 있다.

20여명의 어르신들이 날마다 모여 점심식사를 나누는 이곳은 영광군청 사회복지과에서 도우미를 지원받아 식사준비의 일손을 덜고 있다.

점심식사에 필요한 경비마련을 위해 일부 농사를 짓는 어르신들은 쌀을 기부하고 그 외 어르신들은 1년에 10만원씩을 회비로 내놓고 있다. 그 밖에도 매월 정기모임때 5,000원의 회비를 걷고 자발적으로 부식비를 보태 부족함없는 운영으로 풍족함이 넘쳤다.

60대의 어르신은 한명도 없고 70~90대에까지 연로한 어르신들이 자리를 지키는 이곳은 읍내에 위치해 있어 바쁜 일손에 시달리는 농촌의 어르신들과 다르게 평온한 안락함으로 일상의 여유를 누리고 있었다.

경로당 회장을 맡고 있는 조기주 어르신은 “이곳은 지난 3월부터 매주 월, 수, 금요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방문해 우리들을 위한 체조를 지도하고 있다”며 “힘이 부치고 몸이 마음대로 잘 따라주지 않아도 요가, 기체조 등으로 나약한 몸을 단련하며 회원들은 모여서 배우는 즐거움으로 활력을 찾고 있다”고 최근 이뤄지는 경로당의 활동사항을 설명했다.

또 이곳은 이 밖에도 원불교 교무가 방문해 노인의 삶에 도움이 되는 강의를 진행해 어르신들의 정신건강을 돕고 있으며 자체적인 노래강사(?)로 회원들로부터 가수로 인정받고 있는 어르신이 친구 또는 언니들에게 노래를 가르치며 여흥을 함께 즐기고 있다.

‘우리들의 인생은 여든살부터 언제나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백십에 우리를 데리러오면 서서히 가겠다고 전해주세요’라고 경로당 벽면에 쓰여진 글처럼 이곳의 어르신들은 남은 인생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하루하루를 기쁘게 채우는 희망으로 황혼을 넉넉히 그려가고 있다.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들의 건강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