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과 사랑 함께 배달하는 전령사

이철우 / 영광우체국

2007-06-21     영광21
예전에는 보고픈 부모형제, 사랑하는 애인, 군대간 친구 등에게 서로의 마음을 잇는 편지를 많이 주고받았지만 컴퓨터가 일반화된 지금은 이메일과 휴대폰문자가 대신하고 있기에 빨간 우체통에 편지를 넣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가 없다.

'집배원아저씨들은 예전처럼 자전거를 타고 혹은 걸어서 우편물을 배달하실까…' 하는 설레임도 사라져 가고 있는 요즘 여전히 쏟아지는 우편물을 배달해 주는 고마운 집배원들이 있어 삭막한 현대문명속에서도 따뜻한 인정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영광우체국 우편물류과에 근무하는 집배원 이철우(40)씨는 영광읍 관내 백학리 남천리 도동리 교촌리 무령리 5개리 주민들에게는 가족과 같은 존재다.

"집배원이 너무 하고 싶어 이 일을 선택했다"고 말하는 서글서글한 인상의 이철우씨는 2002년 우체국 입사후 우편물을 배달하는 집배원이었으나 현재는 우편량이 많지 않아 택배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몇년 사이에 사람냄새 나는 편지 대신, 온갖 기업홍보물과 각종 벌금고지서가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며 "더 이상 예전과 같이 정이 묻어 있는 '반가운 소식'을 전달하는 전령사가 아니라는 생각에 서글프지만 매일같이 택배물건을 배달하면서 또 다른 업무에 대한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 씨가 베푸는 사랑은 조용하고 진행형이다. 그는 어르신들에게 편지를 전해주며 문안인사도 하고 같이 앉아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건강을 확인해 드린다. 먼 곳에서 살고 있는 자식들보다 더 가까운 아들 같은 존재인 그는 어버이날에 객지에 있는 아들들을 대신해 꽃다발을 선물하며 우편물뿐만 아니라 사랑을 함께 배달하고 있다.

그는 동료직원들 사이에서도 성실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사랑의 전령사'는 평을 듣곤 한다.

김우성 물류과장은 "우체국 안에서 사람 좋기로 첫번째로 꼽히며 전남·광주지역을 관할하는 전남체신청이 4년째 전국에서 고객만족 1위를 차지하게 한 영광우체국의 주인공"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이런 이 씨에 행동은 우체국홈페이지에 주민들의 칭찬글로 이어지고 있다.

"집배원 일을 하면서 관내 주민과 더 쉽게 가까워지고 주민들 생활의 모든 것을 알게 돼 더욱 친절한 배달을 할 수 있게 되서 좋다"고 말하는 그는 올해 1/4분기 '집배복 맵시짱'으로 추천되는 등 몸과 마음 모두 흠 잡을 곳이 없다.

"많은 상을 더 받았지만 더 잘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겠다"며 자신을 낮춰 말하는 이 씨의 얼굴에서 고마움을 읽는다.

"본연의 업무를 했을 뿐인데 너무 많은 칭찬을 받는 것 같다"는 그는 집배원으로 인해 오히려 "자신의 삶이 풍족해졌다"고 말한다.

"집배원 일을 하기 전에는 몰랐던 봉사의 기쁨도 알게 됐으며 예전에는 친절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받는 사람의 감동을 생각한다"는 그는 오늘도 누구보다 먼저 출근해 하루 업무를 챙긴다.

오랜 시간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기에 기다림 대상이었던 집배원. 오늘도 이 씨는 주민들의 한숨이 웃음으로 바뀌길 바라면서 사랑을 건네주러 발길을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