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멀어도 마음은 언제나 고향하늘 아래…”

영광을 일구는 여성 / 김정희<재경영광초등여성회>

2007-06-21     영광21
지난 4월24일 영광읍 한 뷔페에서 중년여성들이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그들과 콧등에 송글송글 땀이 맺히며 움직임이 바쁜 김정희(58)씨.

“고향을 그리워하는 여성동문들이 자녀를 위해 평생을 고생한 어르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 보답하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마련하게 됐습니다." 재경영광초등여성회장을 맡고 있는 그를 처음 만난 곳이다.

고향어르신 250여명을 초청해 노인위안잔치를 연 재경영광초등여성회는 2달에 한번 정기모임을 가지며 영광지역에서 생산되는 쌀, 찰보리, 굴비, 모싯잎송편 등을 판매한 수익금으로 중증장애인을 돕고 있다.

영광초등학교 51회 졸업생인 김 씨는 영광읍 신하리가 고향이다. 20대 초반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그는 75년 결혼해 슬하에 3녀를 두고 있다. 유아교육을 전공한 김 씨는 10여년간 학원을 운영했고 현재는 서울 성북구 보문동에서 보쌈집을 7년째 경영하고 있다.

“신혼초에는 단칸방에서 생활하면서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젠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아 살만합니다”라며 간단치만은 않았을 서울살이를 털어놓는 김 씨는 여러번 고비에 부딪치면서도 그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고 강인한 정신과 인내력으로 인생을 씩씩하게 살아왔다.

현재 탄탄한 사업가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남다른 애정으로 동문회를 이끌고 향우의 일원으로 아낌없는 ‘고향사랑’을 펼치고 있어 선·후배의 모범이 되고 있는 것.

“형제들은 모두 고향을 떠나와 생활하지만 89세된 친정어머니가 아직 영광에 계십니다”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치는 김 씨는 “저희 30여명의 동창들은 서울과 고향을 오가며 1년에 두번씩 모임을 갖고 있으며 홀로 지내는 어머니를 뵙기 위해 영광에는 종종 다녀오는 편입니다”라고 고향방문에 대해 밝혔다.

김 씨는 사업과 더불어 그가 살고 있는 보문동에서 환경감시단과 이웃사랑주민연합회원으로 활동하며 서울주민으로 안정된 기반과 터를 마련하고 살고 있지만 ‘영광사람’이라는 자부심과 자긍심을 바탕으로 고향과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만한 사업을 꾸려가기 위한 고민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유난히 복지에 관심이 많은 김 씨는 만학도로 대학을 다니며 사회복지학을 3년째 공부하고 있다. “‘신의’ 와 ‘신념’을 지키며 고향사람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살고 싶다”고 전하는 그의 다짐이 영광을 향한 따뜻한 후원의 마음으로 든든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