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가 거울이라면 인생은 유리창

백용인의 蘭과의 만남 40 - 한해 운수

2007-06-28     영광21
요즘 대도시 뒷골목에는 인터넷으로 점을 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또한 매년 새해마다 <토정비결(土亭秘訣)>을 보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는데, '토정'이란 1517년에서 1578년(조선 중종12년~선조11년)까지 살았던 이지함 선생의 호이다.

1573년 6품 벼슬로 출사해 포천현감에 이어 아산현감 재임 중 걸인청(乞人廳)을 만들어 기민구호(飢民救護)에 힘쓰다 돌아가셨다. 그는 원래 물욕이 없이 마포강변의 토담집에서 평생을 청빈하게 지냈다하여 토정이란 호가 붙었는데, 토정 선생이 용하다는 소문이 퍼져나가 1년 신수를 봐달라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찾아오므로 <토정비결>이란 책을 짓게 된다.

토정은 의약, 복서(卜筮), 천문, 지리, 음양술서에 모두 능통했으며, 기행, 기지(奇智), 예언, 술수에 관한 일화가 많다. <토정비결>은 <주역>의 건지책(乾之策)을 뺀 곤지책(坤之策)인 144수의 종류밖에는 없기 때문에 정확하게 맞는 것은 아니다.

<토정비결>이 맞건 안 맞건 그것은 보는 이들의 마음가짐과 기분을 좌지우지하는 일이라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구가 탄생시킨 토정비결 보는 법을 알아보자.

먼저 올해 자기 나이에다 금년 간지수를 더한 다음 8로 나누어 나머지 수가 상괘가 되며 나머지 수가 없으면 8이 상괘가 된다. 중괘는 자기 생월달의 월건수에다 생월달이 크면 30을 작으면 29를 더하여 6으로 나누어 나머지가 중괘가 되며, 완전히 떨어지면 6이 중괘가 된다.

하괘는 일수(日數)와 자기 생일날 숫자를 간지수와 합산해 3으로 나눈 다음 나머지가 하괘가 되며 완전히 떨어지면 3으로 계산한다.

이상의 모든 연월일을 계산할 때는 전부 음력으로 해야 하며 일진(자기 생일의 간지)을 알려면 음력 날짜와 간지가 들어있는 달력이 꼭 필요하므로 미리 구한 후에 계산을 따져야 한다. 하지만 토정비결의 가장 큰 목적은 자신의 한해 운수를 미리 알아내 준비를 잘 하자는 데 있지 않겠는가.

<회남자(淮南子)>의 인간훈(人間訓)에 나오는 고사에는 세상만사 세옹지마라 하여 인생의 길흉·화복은 변전무상하고 예측하기 어렵다고 했거늘 항상 옷깃을 여미어 조심하지 않고, 좋게 나온 점괘만 믿다가 사후훼(事後悔)한들 무엇하리. 사주가 거울이라면 인생은 유리창이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은 잘 볼 수 있지만 이는 분명 허상이다.

하지만 유리창은 자신의 얼굴뿐만 아니라 밖의 경치까지 볼 수 있어 인생을 관조하게 만들지 않는가. 유리창 같은 인생살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을 볼 때 부디 거울처럼 보지 말고 유리창 보듯 넓게 인생을 관조해 보심은 어떨지.

늘 마음가짐을 바로 하고 나 개인보다는 남과 이웃을 먼저 배려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자세로 모든 난인들이 보다 넓고, 난을 기르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세상을 가꾸어 가길 기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