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잊었지만 선생님께선 기억하시더라"

조두정 영광군교육장의 은사님

2003-05-16     영광21
지금껏 살아오면서 누구나 인생에 큰 영향을 끼친 선생님 한분 정도는 있을 것이다. 45년째 교직에 몸담고 있는 영광교육청 조두정 교육장을 만나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게 되기까지 기억에 남는 은사님에 대해 들어보았다.

전쟁을 겪으면서 제때 입학을 못해 또래보다 많은 나이로 중학교를 다니던 3학년 시절에 담임을 맡으신 박종무 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은사인 박종무 선생님은 함평군 교육장으로 재직하다 광주 금남중학교에서 퇴임했다고 한다.

6·25전쟁에서 어머님을 여의고 새어머니를 맞이하게 되면서 어머니가 하는 가계도 보아야하고 이것저것 바뀐 환경으로 성적이 떨어지고 외모나 행동이 불량해지자 담임선생이 그를 부유한 집에 함께 기거하면서 친구의 공부도 돌보며 본인도 열심히 공부하도록 연결 시켜 주었다.

그는 그 후 마음을 잡고 열심히 공부를 하여서 사범학교로 진학 지금의 교직의 길을 걷게 됐다.

교직생활을 하면서도 고마움을 못느끼고 지내다 우연히 친구를 만나 '지금도 선생님이 너를 제자들에게 말한다"고 전하자 그렇게 잊고 살던 선생님을 생각하게 했고 그 후 지금까지 명절이나 스승의 날이면 특별히 더 찾아 본다했다.

조 교육장은 은사님에 대해“새학기 등교 첫날 출석부의 학생 이름을 모두 외워 부르는 자상한 관심과 사랑으로 우리를 지도했던 분으로 기억된다”고 지나간 추억을 뒤돌아보았다.

지금도 박종무 은사님은 서예를 즐기시며 한학에 능통한 선생님의 모습으로 건강히 지낸다 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