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자 많고 주민간에 화합하며 인정 넘치는 마을"
경로당 탐방 95 / 풍암경로당 <홍농>
2007-07-19 영광21
위치를 몰라 몇번을 지나쳐 찾은 이곳은 마을 안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먼길 오시느라 고생했어"라며 바쁜 농사일을 잠시 접어두고 일행의 마중을 나온 경로당의 회장을 맡고 있는 김봉우(82) 어르신의 반가운 말투에 따뜻함이 전해진다.
40여가구가 살고 있는 마을 입구, 마을회관 자리를 개축해 어르신들이 노인정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풍암경로당은 5년 가까운 세월동안 어르신들의 쉼터가 되고 있다.
60대 중반부터 90대까지 남자어르신 25명 여자어르신 10명 등 35명의 어르신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이곳은 특별한 회비는 없지만 어르신들 스스로 조금씩 거둬 운영을 보태고 있다.
이곳의 어르신들은 지금은 고령이라 많은 농사일을 하고 있지 않지만 예전에는 논농사와 밭농사로 생활을 이어왔다고 한다.
논농사와 고추농사가 주를 이루는 이곳은 요즘 한창 농사일이 바빠 경로당을 많이 찾아오고 있지는 않지만 어르신들은 찾아온 손님을 반기기 위해 일손을 잠시 멈추고 자리를 함께 하며 고마운 정을 전달했다.
농사일을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모여서 바둑, 장기로 유대를 다지고 있는 이곳의 어르신들은 "예전부터 1년에 1~2번 여행을 다녀오고 있다"며 "올 4월 봄에는 영광원자력발전소의 버스후원으로 속리산을 다녀왔다"고 자랑을 늘어놓았다.
이곳의 어르신들은 매년 여행으로 농사로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노쇠한 일상에 활력을 찾고 있었다.
김봉우 회장은 "예로부터 우리 마을은 유교사상을 기반으로 효자가 많고 주민간에 서로 돕고 화합하며 인정이 넘치는 모범적인 마을이다"고 전했다.
경로당 총무를 맡고 있는 장영규(80) 어르신은 "넘치는 풍족함은 아니지만 특별한 회비가 없음에도 크게 부족함 없이 살림을 꾸려 나가고 있는 것에 우리 노인들은 늘 감사하며 큰 욕심없이 서로 간에 정을 나누고 있다"며 "경로당이 없어 마을회관을 사용하는 점이 아쉽고 노년에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기구나 안마기가 있었으면 한다"는 바램을 내비쳤다.
옛부터 복날은 1년중 가장 더운 날이라 해 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술과 음식을 마련해 계곡이나 산에 놀러가는 풍습이 있다.
풍암경로당을 나서며 복날을 맞은 어르신들이 농사로 지친 심신을 위로하고 황혼의 외로움을 달랠 수 있는 나들이라도 다녀왔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며 무병장수를 함께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