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인들의 무사귀환에 총력을 기울일 때

데스크 칼럼

2007-07-26     영광21
많은 국민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우리 젊은이 스물세명의 안전을 걱정하며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또 하룻밤을 새웠다. 하루하루가 어느덧 1주일을 넘어서고 말았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억류된 한국인들의 안전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소식이 여러 경로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정부 대표단과 현지 대사관 직원들도 아프가니스탄 정부와 동맹군 그리고 부족 원로 등을 통해 무장세력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장세력은 아프간 정부협상단이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줄 만한 실권이 없다며 우리 정부와의 직접 대화를 요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협상은 계속되고 있으나 그 과정이 난항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마음을 졸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정부의 고충도 클 것이다. 대한민국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서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아프간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며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외교력을 모아야 할 급박한 시점이다. 그래서 우리 정부의 대사급 인사가 사태의 조기해결을 위해 아프간 정부 대책회의에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아프간 정부나 납치단체들도 아프간에서 활동중인 동의부대와 다산부대가 의료봉사와 인도주의적 재건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피랍자들이 헐벗고 몸이 아픈 아프간인들을 돕기 위해 그곳에 들어간 사람들이라는 점을 기억해주면 고맙겠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납치된 국민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정부의 협상력에 힘을 실어주고 협조하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교회의 봉사나 선교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억류된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현지에 들어간 것은 순수한 봉사정신과 신실한 신앙심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탈레반측 대변인은 억류된 한국인들이 선교활동을 했다며 이슬람에 대한 범죄행위라고 주장했다. 봉사와 선교에도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에 대해 이들을 파견한 교회측은 앞으로 아프간에서 원하지 않는 봉사활동은 중단하고 현지에 남아 있는 단원들의 철수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신변안전과 생명을 위협받는 위험지역에서의 활동을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번 협상을 어렵게 하는 배후에는 미국이 무언의 압박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피랍사건이 발생한 후 미국은 몇차례에 걸쳐 입장을 밝혔지만 거기에는 원론적인 수준의 우려만 담겨있을 뿐 '협상'이나 '수감자 석방' 같은 표현은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카르자이 정권과 아프간 치안의 실질적인 버팀목인 미국의 입장이 이렇다보니 아프간 정부가 고민에 빠져 있다. 한국인 인질 23명과 탈레반 수감자 맞교환을 거부하자니 인질들의 목숨이 위태롭고, 탈레반 수감자를 석방하자니 '테러범과의 협상은 없다'는 미국의 입장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정부의 외교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국회도 사태 해결에 전념해야 할 관계자들을 굳이 이 시점에 불러들여 보고를 듣겠다고 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이처럼 불행한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