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생활, 육지보다 훨씬 더 행복합니다”

방은영<상낙월부녀회장>

2007-07-26     박은정
끈적끈적한 장마가 걷히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며 많은 이들이 산과 바다 또는 계곡으로 피서를 떠나고 있다. 부드러운 작은 모래알이 해변가를 장식하고 완만한 경사로 이뤄진 해수욕장이 관광객을 유혹하는 상낙월도에도 여름손님이 북적이고 있다.

이곳에서 14년간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는 방은영(38)씨. 여름바다의 푸른빛처럼 건강하고 시원시원해 보이는 그의 모습이 섬사람 그대로 순박하다.

“저는 원래 서울이 고향입니다. 목포에 살고 있는 지인의 소개로 남편을 만나 결혼해 낙월도에서 살기 시작했습니다”라며 섬생활을 하게 된 동기를 밝힌 방 씨는 “처음 결혼해서는 낯선 섬이 외롭고 답답해 불편하기도 했지만 이젠 이곳을 최고로 여기고 살고 있습니다”라고 현실에 대한 만족을 표시했다.

어느덧 섬아낙이 돼버린 방 씨는 집안살림을 하며 젓새우잡이 닻배 3척을 두고 배사업을 하는 남편을 내조하고 초등학교 3, 5, 6학년에 재학중인 슬하의 3녀를 뒷바라지를 하며 일상을 채워가고 있다.

그는 또 지난해부터 마을부녀회장을 맡아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경로잔치를 부녀회원들과 준비하고 면민의 날 행사를 지원하며 외부에서 찾아오는 손님을 접대하는 등 면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행사를 돕고 있다.

시집와서부터 그를 지켜보았다는 마을의 한 주민은 “젊은 색시가 섬으로 시집와 살면서도 싫은 내색없이 지내면서 살림도 야무지게 잘하고 마을일도 열심히 하고 있어 마을 어른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섬에 사람이 줄어 걱정인데 아이들과 밝게 지내는 모습은 다른 이들에게도 훌륭한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방 씨를 칭찬했다.

요즘은 여기서도 저기서도 아이들 교육에 혈안이 돼있다. 교육환경이 좋은 곳이라면 일명 ‘기러기아빠, 엄마’가 돼 가족이 헤어져 지내는 고통을 감수하면서도 전국 아니 세계를 떠돌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안타까운 세태속에서도 방 씨는 “저희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전교생이 17명밖에 안되는 작은 학교입니다. 그래서 1:1 수업이 가능하고 실력 또한 도시아이들에게 뒤떨어지지 않습니다”라며 “넓은 바다와 맑은 공기 등 깨끗한 자연환경속에서 순수한 동심을 키울 수 있으니 이 이상 좋은 교육환경이 또 있겠습니까”라고 긍정적인 교육관을 밝혔다.

1남1녀 중 장녀인 그는 아예 서울에서 목포로 친정부모를 내려와 살게 할 정도로 섬 예찬론자가 돼버렸다. “모두들 도시로 도시로 화려함을 쫓아 떠나지만 저는 이곳 낙월이 제일 좋습니다”라며 영원한 정착을 밝히는 방 씨는 아름답고 건강한 섬사람으로 미래의 희망을 알차게 영글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