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남편만나 한국생활 재미있어요”
콩눈꺽 탠야랏<태국이주여성>
2007-08-02 박은정
자그마한 키, 까무잡잡한 피부, 동그랗고 커다란 눈이 아시아계 이주여성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차리게 하는 탠야랏씨는 30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첫인상이 앳되고 귀엽다.
“저는 3년전 남편을 만나 결혼했어요. 저는 신하리에 살고 있고 시집엄마(?)는 와룡리에 살고 있어요”라며 또박또박 자신을 소개하는 그는 “한국말을 배우기 위해 다니던 곳에서 이곳을 소개해 줘 일하고 있어요.
돈도 벌수 있고 외국에서 시집온 사람들과 같이 만나 이야기도 하면서 함께 일해 정말 즐거워요”라고 일상의 만족을 표시했다.
농촌형사회적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복지기관인 청람원에 소속된 그는 1년전부터 영광종합병원으로 파견돼 환자들의 간병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태국 동북부지역에서 2남3녀중 막내로 태어난 탠야랏씨는 세계적인 종교전파를 위해 외국인과의 결혼을 주선하는 종교단체의 알선으로 한국사람과 인연을 맺어 살고 있으며 한국어를 배우러 다니던 영광여성의전화의 소개로 이곳에서 일을 하게 됐다.
청람원에는 탠야랏씨를 비롯해 필리핀 2명, 베트남 2명 등 모두 5명의 이주여성이 일하고 있다.
주로 환자들의 병상을 점검하고 보호자가 없는 환자들이 진료나 검사를 받으러 이동할 때 보조자역할을 담당하는 그는 언어소통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맡은 일에 성실하고 오히려 약간 서툴고 어색한 행동이 애교스러움으로 전해지며 병동에서 인기를 차지하고 있다.
“근무시간도 길지않고 월급도 태국에 비하면 많이 받아요”라며 함박웃음을 머금는 탠야랏씨는 “고향의 가족들이 보고 싶지만 술 담배도 안하고 착한 남편이 잘해줘서 괜찮아요”라며 “시아버지가 지난해 돌아가셔서 시엄마가 불쌍해요. 그래서 일요일 교회가기 전에 꼭 들렸다가요”라고 유난한 가족사랑을 밝혔다.
함께 병동에 근무하는 김정은 수간호사는 “처음에는 외국여성이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컸지만 오히려 더 성실하고 열심히 일해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고 그를 설명했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나물 등 이젠 한국요리를 잘해요”라며 다시 그를 찾는 환자 곁으로 다가가는 탠야랏씨는 아직 2세가 없어 걱정이지만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한국생활을 행복하게 정착해 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