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정자에서 밤에는 경로당에서”

경로당 탐방 97 - 신계동경로당 <법성>

2007-08-03     영광21
마을 옆으로 하천이 흐르고 마을 앞과 뒤에는 소를 키우는 축사와 담배와 고추를 말리는 하우스가 눈에 띄는 법성면 용덕리의 신계동경로당(회장 김상선).

이곳은 무더위를 식히기 위해 경로당 1층 정자에 모여 올해 농사도 풍년이길 기원하면서 준비한 음식을 나누면서 어르신 모두가 흥겨움에 빠져 있었다. "우리 경로당 정자가 여기 근방에서 젤 좋은 정자여“라고 자랑하는 어르신들.

지난 94년 지어져 남녀회원 35여명이 서로간의 정을 나누며 화합을 다지고 있는 이곳은 1층은 마을사람 모두가 쉬어갈 수 있게 나무로 된 마루바닥이 쭉 깔려있는 정자이며 2층은 어르신들이 경로당으로 사용하는 건물로 가정집 분위기에 TV, 노래방기기, 안마기 등 노년을 편하게 쉬어갈 수 있는 곳으로 구성돼 있다.

다른 여느 마을과 마찬가지로 이들의 생활터전은 벼농사, 고추, 담배, 복분자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곳의 어르신들은 “관공서에서 실시하는 요가나 노래도 배워 심심하지도 않고 모여서 화투나 장기놀이도 하며 자식들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간을 보내 서로 위안이 되고 있다”며 “시골이라 필요한건 없고 직접 품을 모아서 지은 정자라 동네 분들이 애착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습기에 장기간 노출돼 마루가 썩어가서 보수해줬으면 좋겠다”고 불편함을 살짝 호소했다.

흥이 많기로 소문나 있는 이곳 경로당은 노래방기기로 매일 잔치 분위기이다. 어르신들은 “우리 경로당은 시간만 나면 모여 노래방기기를 틀어 노래도 부르고 춤을 춰 절로 운동이 돼 늘 건강하다”며 즐겁게 사는 모습을 전했다.

김상선 회장은 “우리 마을은 인심 좋고 정이 많아 바쁜 와중에도 이곳 경로당에서 자주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대부분 필요한 건 마을 자체로 해결하고 있어 딱히 어려운 것은 없지만 2층에 위치한 경로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낡아 회원들이 다니기 불편하고 위험해 보수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년의 쓸쓸함을 탓하지 않고 주어진 여건과 환경을 최대한 장점으로 살려 삶을 즐기는 어르신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신계동경로당. 겨울이면 경로당에 모여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로 정담을 나누고 노래와 춤, 바둑과 장기로 여가를 즐기며 때로는 치매예방과 놀이삼아 화투놀이도 하면서 노년을 나누며 황혼의 우정을 다지고 있다.

10여년전에 지어져 운영되다보니 이곳저곳이 노후돼 보수를 희망하고 있는 이곳 어르신들은 건강을 위한 건강검진을 희망하고 있다.

아무리 주름이 잡혔어도 밝은 웃음의 얼굴은 빛이 나기 마련이다. “경로당에 오면 저녁때가 돼도 집에 갈 줄 모르고 그냥 앉아서 놀고 싶다”며 “자식들도 멀리 있고 혼자인 사람도 많아서 심심헌디, 낮에는 시원한 정자에서 밤에는 이곳 경로당에 나와 놀 수 있응게 얼마나 좋은가”라는 어르신들의 빛이 나는 얼굴과 가슴 찡한 소박한 목소리를 뒤로 하며 오래도록 건강하길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