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사람들이 저보고 타고 났데요”
옥당골 칭찬 릴레이 / 박길례 군남면
2007-08-24 영광21
하지만 그도 잠시 더위가 잠잠해진 오후를 틈타 군남 대덕리 3구 농부들도 손길이 바쁘다.
그들과 함께 분주하게 고추수확을 하고 있는 박길례(60)씨. 인터뷰에 응한 박 씨의 모습은 그간의 세월을 말해주듯 곱게 패인 이마의 주름살과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에 수줍음 많고 후덕한 웃음을 가진 우리내 어머니의 모습이다.
“농사란 것이 비가 오지 않아서 걱정, 비가 와서 걱정, 한시도 마음 졸이지 않는때가 없다니께. 일주일이 넘게 퍼부어대는 비때문에 걱정이더니만 이제는 연일 계속되는 더위로 난리여”라며 올해 농사를 걱정하는 그는 18년 동안 군남면대덕리부녀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 씨는 회원 31여명으로 구성돼 있는 부녀회장직을 묵묵이 맡아 일하며 독거노인들을 보살피고 근처 농가에 일손이 필요하면 바로 달려가는 마을의 도우미로 최선을 다하며 지역주민에게 친절을 베풀어 칭송을 듣고 있다.
박 씨의 봉사정신은 감히 판가름 할 수도 없다. 18년의 세월이 말해줄 수 있으니까. 그의 부지런함은 이미 마을에 소문이 나있고 참 봉사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는 박 씨는 장성한 자식에 대한 대견함과 손자들이 늘어가는 기쁨을 간직하고 혼자 지내시는 어르신들을 찾아 안부를 묻고 겨울이면 김장과 고추장 된장을 담가 전달하는 등 이웃사랑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또 명절이면 마을 부녀회원들과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는 경로당을 방문해 청소와 음식을 장만해 대접하는 등 마을 노인들을 내 부모 대하듯 공경해 귀감이 되고 있다.
그는 “혼자서의 힘으로는 벅찬 일들도 많다. 하지만 부녀회원들과 마을주민들의 도움으로 하나하나씩 해온 시간이 벌써 이렇게 지났다.
그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더 나이가 들어도 주위엔 아직도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어려운 이웃들이 많아 베풀어도 끝이 없는 일이 봉사”라며 “기회가 된다면 부녀회원들과 힘을 합쳐 조그마한 시설을 마련해 고추장이나 된장을 담가 마을주민과 어르신들에게 보내는 일을 하고 싶다”며 향후의 바램과 지속적인 봉사를 다짐했다.
마을 이장을 맡고 있는 김동열씨는 “박길례씨는 타고난 부녀회장이다. 본인이 벼농사와 고추농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집에 있는 날이 별로 없으면서도 마을일을 도맡아 앞장서서 하고 있다. 특히 마을 어르신들에게는 딸역할을 해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대단하다”고 김 씨를 칭찬했다.
박 씨는 주변의 칭찬에 대해 “지금껏 잘 따라와 준 부녀회원들과 마을사람들의 마음이 순수하고 단합이 잘 되서 해온거죠”라며 오히려 그간의 공로를 타인에게 돌렸다.
효를 행하고 마을의 안녕을 소원하는 넉넉하고 행복한 마음의 박 씨는 변함없는 애정으로 마을을 보듬으며 무더위가 지나고 곧이어 찾아올 가을추수의 기쁨과 앞으로의 계획으로 행복이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