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최순영 심상정 '최다선정' 공동 1위
“문제점 불구 의원들에게 자극제, ‘르포국감’은 올해도 계속될 것”
2007-09-13 영광21
이낙연 대통합민주신당 의원(함평·영광, 건설교통위)
“다선 의원이 ‘정치적으로’ 할 일이 많다는 뜻 아닐까요.”
지난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이낙연 대통합민주신당 의원(함평·영광)은 재선 이상 의원들이 국감에서 ‘우수의원’으로 선정되지 않은 것에 대한 이유를 이렇게 들었다.
<여의도통신> 통계에 따르면 17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우수의원에 5회 이상 선정된 다선의원은 세 명이다. 우수의원에 총 7회 선정된 이낙연 의원을 비롯해 오영식 의원과 김효석 의원(이상 2선, 우수의원 총 5회 선정)이 있다. 재선 이상 의원 중에는 5회 이상 우수의원에 선정된 인물이 없다.
“재선의원에게 뭔가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17대 국회에 초선의원들이 워낙 많았던 탓일까(웃음). 중요한 이유는 재선 이상 의원이 되면 할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상임위 활동을 뛰어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우수의원을 안 놓치던 나 역시 대변인을 할 때엔 우수의원 축에 못 들었다.”
국감 우수의원이 의원을 평가하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이 의원 역시 “평가 주체에게 의원이 어떤 인상을 주었느냐의 문제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의원들은 국정감사에 대비해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한다”며 “우수의원 평가는 의원들에게 자극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평가주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난다고 평가받는 사람들이 오히려 그들을 평가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건방진 일이다. 우수의원 선정 주체가 나름대로 평가기준을 과학화, 객관화해야 한다. 그것은 그들의 숙제다.”
재선이면서도 우수의원을 놓치지 않는 이 의원의 ‘노하우’는 어떤 것일까. “특별히 노하우라고 할 것이 없다”는 이 의원은 “다른 게 있다면 국감 주제를 연초에 정하다는 정도”라고 답했다.
“국감 주제는 늦어도 3월에 결정한다. 담당 보좌관은 국감 전까지 5∼6개월 동안 현장취재를 한다. 이론으로 하면 학자를 이길 길이 없고, 일관성으로는 중앙정부 관리를 당할 재간이 없다. 국회의원은 그들에게 없는 현장의 소리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르포국감의 원조’라는 별명이 이 의원에게는 따라다닌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르포집 6권을 발행했다. 이 의원의 르포국감이 올해 국감에서도 빛을 볼 수 있을까. 올해는 알다시피 대선·총선과 겹친 17대 마지막 정기국회다.
국회는 개원일까지 국정감사 일정을 못 잡고 있었다. 공방을 거치다 결국 10월 중순으로 국감 일정을 잡았다.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게다가 이 의원은 당 대변인까지 맡고 있어 상임위에만 모든 신경을 쏟기도 힘든 상태다.
“올해 국감에 앞서 마음이 무겁다. 국감 기간은 물론 내용도 선거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도 르포국감은 진행된다. 재개발 지역에서 발생하는 ‘철거민’ 혹은 ‘원주민’이라 불리는 이들의 행로를 추적했다. 고통을 겪는 사람들의 생생한 목소리는 내가 전달하고 기록할 수밖에 없다.”
영광21 / 여의도통신 김유리 기자
“구두질의가 정책반영에 더 효과”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비례, 교육위)
“국회의원은 흔히 노는 사람, 정쟁만 일삼는 사람으로 비춰진다. 국민들은 세비가 아깝다고 말한다. 상시국회로 국정감사가 이뤄져 국회의 견제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17대 국회 임기 동안 국정감사 우수의원으로 총 7차례 선정된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비례). 최 의원은 국회의원에게 쏟아지는 질타를 상시국감 체제로 변경해 ‘일’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일 국회 의원동산에서 만난 최 의원은 “국민과 함께 하는 국감이라는 표어 아래 현장에서 사람들과 토론회, 공청회, 간담회 등을 수시로 거쳤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가장 보람있는 일 역시 많은 자료를 본 것이라고.
하지만 정작 본 무대인 국감장에서 질의시간은 15분이다. 최 의원은 “서면질문과 구두질문으로 구분하는 것도 힘든 일”로 꼽았다. “민노당 의원은 혼자 위원회 전반을 담당하기 때문에 어떤 질문을 구두로 할 것인가부터 고민하고 토론해야 한다. 구두질의는 피감기관에 재차 질문하고 정책의지에 대한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서면질의는 답변을 받는 것뿐이라 정책에 반영되는 것은 드물다.”
최 의원은 “현재처럼 국감 때 질의하고 답변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국감이 상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국감이 끝난 후에도 국회가 피감기관에 수시로 지적하고 체크하고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고 상시국감에 대한 상을 그렸다.
국감 우수의원 선정에 대해 최 의원은 “정책·대안을 평가하지 않았겠느냐”며 신뢰를 보냈다. 최 의원은 “정책·대안을 얼마나 잘 내놓는지,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수혜를 받는지를 평가해야 한다”며 횟수와 순위를 우선하는 정량평가를 경계했다.
“마지막 국감 얼렁뚱땅 안돼, 한미FTA 비준안도 막아야죠”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비례, 재정경제위)
“정량평가도 평가요소에 따라 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17대 국회에 첫 발을 내딛은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비례)은 우수의원에 7차례 선정됐다. 심 의원은 정량평가에 치우친 우수의원 선정 아니냐는 질문에 “정량평가, 평가요소에 따라 내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부분적으로 긍정적인 응답을 했다.
임기 내내 재정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한 심 의원은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단숨에 재경위 ‘스타’의원이 됐다. 올해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 진출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음은 심 의원과 일문일답.
● 국감 우수의원으로 최다 선정된 노하우가 있다면.
“고맙다. 잇달아 국감우수의원으로 뽑히는데 특별한 노하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의 정책을 서민의 눈으로 바라보았던 것이 노하우라면 노하우다. 그동안 기존 정당들이 부유층과 기득권층의 눈으로 국감을 진행했기 때문에 내 시각이 신선함을 주었던 것 같다.”
● 국회의원에 대한 정량평가, 국정감사에 대한 정량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사실 국감 성적을 정량적으로 평가하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른다. 그러나 객관성을 중요하게 여겨야 하는 단체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싶다. 정량평가를 하더라도 평가요소를 잘만 추출하면 정량평가에 따르는 문제점은 많이 보완할 수 있다고 본다.”
● 올해 국정감사를 예년보다 ‘잘’ 치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점은
“올해 국정감사는 17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인데다 대선까지 겹쳐서 얼렁뚱땅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국정감사장이 다른 당 대선후보 검증공방의 장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국감은 어느 국감보다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정기국회에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할 최대의 정책인 한미FTA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 상정된다. 국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책임을 지고 행정부가 추진한 한미FTA 협상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져야 한다.”
영광21 / 여의도통신 김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