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간 젊은이들 돌아오는 ‘귀환의 섬’ 됐으면...”

경로당탐방 106 / 월촌경로당<낙월면>

2007-10-12     박은정
홍농 계마항을 출발해 2시간30분 바닷길을 달려 도착한 섬 안마도. 가을중턱의 바닷바람이 몸속 한기를 느끼게 한다.

“섬 모양이 말안장과 같다고 해 안마도라고 불리게 됐다”고 섬 이름에 대한 유래를 전하는 마을어르신을 따라 도착한 월촌경로당(회장 김용남 사진). 이곳도 육지와 다름없이 추수철을 맞아 어르신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안마도에는 노인정이 한곳밖에 없었다. 그러다 신기경로당이 새롭게 신축되며 안마노인정이 월촌경로당으로 이름을 바꿔 부르게 됐다.

이곳 월촌경로당은 40여명의 어르신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지만 10여명의 어르신들은 육지와 섬을 오가며 생활하고 30여명의 어르신들만이 경로당을 꾸준히 지켜가고 있다.

노령산맥의 끝이 바닷물에 잠겨 만들어 졌다는 이곳 안마도는 주변으로 여러 섬들이 함께하고 있어 안마군도라고도 불린다. 안마도를 중심에 두고 오른쪽에는 오도, 횡도 그리고 왼쪽으로는 석만도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처럼 섬이 산재한 터라 어르신들 전체가 모이기는 어렵지만 마을의 애·경사가 있거나 전달사항이 있을 때면 먼길 마다않고 동참해 서로를 위로하고 협조하는 상부상조하는 미덕을 아낌없이 보여주고 있다.

정부보조금으로 운영되는 월촌경로당은 넉넉하지 않은 살림이지만 나름대로 알뜰함으로 부족함을 채우며 즐거움을 나누고 있다. 거기에 마을부녀회에서 1년에 서너차례 음식을 장만해 잔치를 열고 있어 어르신들에게 기쁨과 위안을 전달해 주고 있다.

“올해는 농사가 잘 지어져 기분이 좋구먼”이라며 한해의 결실을 기뻐하는 이곳 어르신들은 벼와 고추농사를 주로 짓고 있으며 한우 등을 사육하며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안마도 주변해역은 영광굴비로 유명한 칠산바다에 둘러쌓여 있지만 어획량감소와 생활환경의 불편함 등으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육지로 떠나가 점점 섬사람이 줄고 있다.

경로당 회장을 맡고 있는 김용남(71) 어르신은 “예전에는 조기파시로 불리며 어업이 번성할 때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 시절을 절반도 쫓지 못하고 있으며 대하, 꽃게, 돌게잡이와 전복양식 등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며 “어업이 활성화 되고 주민들이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 떠나간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오는 귀환의 섬이 됐으면 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모두가 떠나간 빈자리를 순박한 정으로 채우며 은빛 황혼을 위로하고 있는 이곳 어르신들은 남은 인생의 짙은 고독을 푸른 바다와 갈매기를 벗 삼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