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하나로 단오제 추진해 왔다"
단체탐방 - 법성포 단오보존회
2003-05-22 박청
숲쟁이공원을 양쪽으로 가르고 막 언덕에 오르면 오른쪽에 법성포 단오보존회(회장 최종환)가 공원의 나무키만큼 언덕바지에 터 잡고 앉아있다. 언제부터랄 것도 없이 키 재기를 하며 굵어진 허리에 나이테를 한 줄 한 줄 그어오던 느티나무는 법성을 끌어안고 주민들에게는 건강의 안녕과 늘 행운이 있기로 약속을 한다.
음력 5월5일이면 법성포 단오보존회 회원들은 두발로 여러 사람의 몫을 해야 한다. 한해가 시작되는 연초에 모든 계획안이 작성되고 그 계획에 맞춰 2월 말쯤이면 준비를 시작한다.
단오제는 법성포와 강릉에서 대행사로 치르고 있다. 강릉에 비해 법성포는 면 단위지만 민족문화 예술 전통의 맥을 잘 이어 오고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잊고있던 각종 민속놀이는 이 행사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파되고 참가자들은 재주와 소질을 발휘할 좋은 기회로 맞는다. 여기에 소요되는 경비는 일부 군 보조가 있을 뿐 법성 주민들과 회원들의 자발적인 갹출로 이뤄지고 있다.
행사 추진중 가장 어려운 것은 인력 문제라고 최종환 회장은 꼬집는다. 자원봉사하는 회원들은 자기 생업을 뒤로 미루고 솔선 수범하는데 벌써 3개월이 지나간단다.
최종환 회장은"다른데 보다 법성포 단오보존회는 법성 사람들의 자존심 하나로 단오보존회를 이끌어 간다"고 하며 긴 한숨을 내 뿜는다.
오는 6월3일부터 치러질 행사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마지막 점검을 하기에 바쁜 회원들의 모습이 법성 사람들의 자존심만큼이나 믿음직스러워 보인다. 각기 맡겨진 분야에서 일하는 회원들 가운데 민속연보존회 회원들의 모습들이 눈에 띈다.
270여 개의 줄 연이 높은 하늘을 향해 치솟는 모습은 마치 하늘에 용이 트림을 하며 나타난 것 같아 잠시 눈길을 멈춰 봤다.
"앞으로 2004년부터는 영광군에서 주관해줘야 한다. 법성 주민들과 보존회 차원에서는 이제 너무나 힘겹다. 행사는 점점 광범위해져 가는데 인력은 부족하고…" 최종환 회장은 고민이란다.
행사를 마치고 나면 법성포 단오보존회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설문조사 결과와 행사 결산서를 가지고 주민공청회를 열어 2004년을 대비하겠다고 회원들은 말한다.
그들은 군 차원에서 모든 것이 진행되고 이뤄지기를 바라는데 그렇게 되길 함께 기대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