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에게 나눠주는 나눔의 정신 밑바탕

백용인의 난과의 만남 59 - 난과 이웃사랑

2007-11-15     영광21
난초는 예로부터 깊은 골짜기에서 홀로 고고하게 향기를 품고있는 모습이 세속의 이욕과 공명에 초연했던 고결한 선비의 마음과 같다하여 ‘유곡가인??이니 ??유인?? 또는 ??군자향?? 등으로 불리었다. 그리고 정절과 충성심의 상징으로 찬미되기도 했다. 이러한 난의 성품을 좋아하기에 난을 키우기 시작했고, 난을 키우는 과정에서 난에 대한 사랑이 싹트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춘란을 만난 후 난과 더불어 지냈던 시간을 생각해 보니 어언 27년이 지났다. 그동안 산채를 다니면서 우리 산하의 아름다움을 알았고, 난우회와 경매, 야시장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또한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의 모습을 통해 과연 내가 이렇게 탐욕적인 사람이었는가 의구심을 갖기도 했다. 난을 잘 알지도 못하던 시절 처음으로 호와 복륜을 캐어 너무 신기한 난의 모습에 가슴 졸이던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희열이 느껴진다. 애란인 중에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취미생활을 거쳐 난세계에 들게 됐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난이 가지고 있는 ‘나눔의 정신?? 때문이라는 것이다.

난은 다른 취미생활과는 달리 내 것을 남에게 나눠 줄 수 있기에 취미와 나눔으로 인한 끈끈한 인간애라는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에 좋다.

그런데 다들 말과 생각으로는 그렇게 알고 이해하면서도 막상 남에게 선뜻 나의 것을 나눠주지 못하는 것은 난에 대한 접근방식이 순수한 난심(蘭心)이 아닌 욕심이 먼저이기 때문이 아닌가 의심하게 한다. 이제 진정한 난심으로 돌아가 하늘에 떠다니는 흰구름처럼 무욕(無慾)의 심정으로 우리 난을 아름답고 튼튼하게 키워봐야겠다.

난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애란인의 난실을 방문해 귀한 난을 구경하고 견문을 넓히며 좋은 난우를 사귀고 하려면 최소한의 예절을 갖춰야 한다. 난실을 방문할 때는 먼저 상대의 형편을 고려해 전화로 양해를 구해야 하며 시간에 무리가 가지 않게 조절해야 한다.

또한 난실에는 주인과 함께 들어가고 함께 나오도록 한다. 손에 들고 있는 물건도 모퉁이에 놓고 들어가고 난을 계속 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다시 주인의 양해를 얻는 것이 좋다.

카메라 등이 난에 닿지 않게 하고 옷깃이나 소매가 난을 스치지 않게 주의하며 양복의 앞단추도 잠그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난분을 함부로 손대지 말아야 하며 난을 감상할 때 충분한 관찰이 되지 않으면 난분을 주인에게 꺼내도록 부탁을 하는 것이 예의다.

자기 손으로 꺼내어 볼 필요가 있을 때는 주인의 양해를 얻어 매우 신중하고 조심성 있게 취급한다. 주인의 설명을 경청하는 자세도 중요한데 품종과 재배방법, 난실의 특징 등을 설명해 줄 때 수용하는 마음가짐으로 잘 듣도록 해야 한다.